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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대선 1년 2개월 앞두고 불붙는 이재명·이낙연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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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앞두고 與 잠룡 신경전
이낙연 "방역때 소비진작 혼선"
이재명 "이대표도 빵집 인증샷"


파이낸셜뉴스

여권 잠룡으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0일 오전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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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내년 3월 치러지는 차기 대통령선거를 1년 2개월여 앞두고 여권 내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간 신경전이 본격적으로 가열되는 모양새다. 재난지원금 선별·보편 지급 여부, 전직 대통령 사면 등 연초 정치권 화두로 떠오른 주요 현안들을 놓고, 두 사람이 서로 결이 다른 목소리를 내며 첨예한 입장 차를 보이고 있어서다.

이 지사와 이 대표는 최근 경기도가 1인당 10만원씩 재난기본소득을 보편 지급하는 문제를 두고, 대립각을 세웠다. 민주당과 정부가 방역상황에서 소비를 하라고 돈을 푸는 것 자체가 정책 시그널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사실상 제동을 걸었음에도 이 지사가 모든 도민에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강행하기로 결정하는 과정에서다.

이 대표는 지난 19일 한 방송에서 "거리두기 중인데, 소비하라고 말하는 것은 마치 왼쪽 깜빡이를 켜고, 오른쪽으로 가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이 대표가 이 지사를 겨냥한 공개적으로 비판 목소리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자 이 지사도 이 대표가 제안한 '한끼 포장' 운동을 거론하며 "이 대표도 소비 진작을 위해 빵집에 가서 '인증샷'을 했다. 방역을 방해하지 않고 충분히 소비를 할 수 있다"고 맞받아쳤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입장도 확연히 갈렸다. 이 대표가 중도·보수층으로의 외연 확장을 모색하기 위해 전직 대통령 사면론을 꺼냈지만, 오히려 당 지지층을 중심으로 여론의 역풍을 맞자 이 지사는 "형벌을 가할 나쁜 일을 했다면 상응하는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며 사면 반대 입장을 밝히며 차별화에 나섰다.

차기 대선이 다가오면서 대권 주도권을 잡기 위한 두 사람의 경쟁은 점차 불이 붙고 있다. 과감하고 저돌적인 이 지사와 신중하면서 안정감 있는 두 사람 정치 스타일도 확연히 다르다. 두 사람은 지난해에도 서울·부산시장 후보 공천, 2·3차 재난지원금의 선별·보편 지급, 국가채무 규모 관리, 기본소득 등을 두고도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왔다.

일단 주도권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 지사로 넘어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중반만 해도 '대세론'을 굳혔던 이 대표는 이제 이 지사를 좇는 '추격자'로서 확실한 지지율 반등의 계기를 모색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이 대표가 승부수로 던진 사면론과 코로나 이익공유제 등은 여론 반전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오는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이 대표가 당 대표로서 전권을 쥐고, 당헌·당규를 고쳐서까지 서울·부산시장 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결정한 가운데 서울·부산을 모두 야권에 내줄 경우 이 대표의 정치적 기반 상실을 불러 지지율 급락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민주당 관계자는 "부산은 몰라도 서울은 우리 당이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선거"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부산을 찾아 가덕신공항 조기 착공을 약속하는 등 보궐선거 승리를 위한 총력 지원에 나섰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기면 이 대표의 지지율 반등 계기가 마련되겠지만, 패배할 경우 대선후보로서 경쟁력을 상실할 수 밖에 없다"며 "이 지사가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정책적 아젠다를 이끌어가면서 당분간 이 지사가 가져간 주도권이 확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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