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가시적 성과 위해
한-미 고위급 교류→북-미 대화 재개로”
외교부 누리집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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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해를 맞아 외교부는 한-미 외교장관 회담와 정상 회담을 조기에 성사시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외교부는 21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통일부·국방부와 함께 문 대통령에게 이런 내용의 새해 업무보고를 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 신행정부 출범이라는 변수가 국제 정세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예상된다”며 “정부는 이런 변화를 고려하면서 외교 계획을 수행하고 능동적 수립해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외교부가 내세운 올해 최대 목표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가시적 성과를 거두기 위한 외교적 노력 강화”다. 이를 위해 바이든 행정부와 조기에 협의 틀을 만들고 전략을 조율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안정적인 추동력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외교부는 이를 위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후보자와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인준·임명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서둘러 외교장관 회담을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조기에 한-미 정상회담을 열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공감대를 재확인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힌 바 있다. 2018년 초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남북 접촉→한-미 협의→북-미 대화’로 이어졌다면, 이번엔 한-미 협의가 시작점이 되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블링컨 후보자는 19일(현지시각)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북한에 대한 전반적 접근법과 정책을 리뷰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전 정부의 정책을 검토한다는 의미인 것 같다. 고위급 교류를 신속하게 진행하는 과정에서 서로 확인할 것은 확인하고 상호간에 빈틈없는 공조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밖에 한-미 간 주요 현안인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에 대해선 호혜적·합리적으로 타결한다는 원칙을 밝혔고, 코로나19를 포함한 양국의 보건 안보협력, 기후변화, 비확산 등 양국 간 협력 분야를 넓혀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바이든 행정부의 최대 외교 과제인 미-중 관계에 대해선 “미 조야에선 미-중 협력을 선택이 아닌 필연적 문제라고 인식하는 것 같다. 중국과 미국이 글로벌 최대 현안인 전염병 문제, 코로나 대응 문제에 협력하고자 하는 지향점을 나타내는 것은 우리에게 큰 기회”라고 말했다. 한국의 외교적 입지를 좁히는 양국 간 갈등 요소를 부각하기보다 협력의 가능성을 강조한 것이다.
중국과 관련해선 지난해 성사되지 못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포함해 중국과 교류·협력을 전면적으로 복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당국자는 “2020년에는 코로나로 인해 시진핑 주석의 방한이 무산됐다. (시 주석 방한 실현을 위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코로나 환경”이라고 말했다.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 이후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한-일 관계를 놓고는 “현안 해소 노력”과 함께 “한-일 관계의 안정적 관리”를 해나가겠다는 ‘투 트랙’ 접근을 강조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관계를 진전시킨다는 것에는 (입장의) 변함이 없다”면서 “역사적인 간극을 유지하고 있는 사안은 실질적 협력에 저해가 되지 않도록 분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와는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한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외교부는 이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주요국들과 보건안보 협력 제도화 및 네트워크 강화에 힘쓰고 10월께 ‘글로벌 신안보포럼’을 개최해 국제협력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또 5월 녹색경제 분야의 공공-민간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P4G(Partnering for Green Growth and the Global Goals 2030) 정상회의를 개최해 국제기후리더십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올해 재외국민보호를 위한 영사조력법 시행을 계기로 재외국민보호 5개년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영사서비스의 혁신을 일구는 등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외교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경제분야에선 “새로운 국제경제질서 하에서 우리 국익을 극대화”하는 경제외교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미국·중국·일본과 경제 협력을 강화하면서 포괄적 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적극 검토하는 등 다자주의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업무보고의 가장 앞자리를 차지했던 대통령·총리 간 역할분담을 통해 실용적인 투톱 정상외교를 추진한다는 목표는 자취를 감췄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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