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온·오프 혼합 방식으로 열린 '2021 신년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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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정인이 사태를 바라보고 있었다는 방증이다.”(김지영 전국입양가족연대 사무국장) “입양부모를 ‘입맛에 맞는 아이를 선택해 키우는 사람’으로 만들어 가슴에 못을 박았다.”(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양부모의 학대로 입양아가 사망한 ‘정인이 사건’과 관련해 내놓은 발언의 후폭풍이 멈추지 않고 있다. 아동학대와 입양을 결부한 잘못된 인식이 입양가족에 대한 편견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각계는 반발하고 있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19일 “정인이 사건은 가해 양부모와 피해 아동의 마음이 맞지 않아서 혹은 입양 부모의 단순 변심으로 발생한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이 사건을 아동학대 그 자체가 아닌 입양을 중심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형숙 미혼모협회 인트리 대표는 “문 대통령은 입양을 성급히 결정했는데 파양이 어려워 학대까지 갔다는 것을 전제로 이야기했다”며 “입양 숙고기간 등 사전 프로세스 강화로 얘기를 풀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입양가족연대가 19일 오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날 아동학대방지 대책으로 입양아동 취소나 교체를 언급한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고 있다. 이 단체는 사전위탁보호제를 보완하겠다는 뜻이었다는 청와대의 해명을 두고도 사실상 예비 입양부모에게 2차 가해를 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지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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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입양가족연대는 이날 오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대통령에게 사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아동학대가 본질인 정인이 사망 사건에 입양을 끌어들여 입양가정에 잠재적 범죄자 프레임을 씌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정인이 사건을 입양 문제로 비화하면서 어렵게 입양을 결심했던 이들이 입양을 포기하고 있다”며 “이 피해는 고스란히 부모로부터 보호가 포기된 아이들에게 돌아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통령 발언 논란에 청와대가 ‘사전위탁보호제를 보완하자는 것’이란 해명에 대해선 “예비 입양 부모에게 2차 가해를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전위탁보호제는 입양 전 의무 절차는 아니지만 약 6개월 동안 아동이 예비 부모와 애착 관계를 쌓고 적응하기 위해 활용하는 제도다.
이 단체들은 “입양기관은 조직적 항의 전화와 국회의원 등의 자료 요구로 업무를 볼 수 없을 지경”이라며 “국가는 입양 대상 아동에 대한 정상적 환경을 조성하고 지난 2012년 시행된 현행 입양특례법의 부작용 개선을 통해 입양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정인이 사건’에 대한 재발 방지책을 설명하던 중 “입양 부모도 마음이 변할 수가 있기 때문에 일정 기간 안에 입양을 취소한다든지 또는 입양하고자 하는 마음은 강하지만 아이하고 맞지 않는 경우 입양 아동을 바꾼다든지”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파양’을 해결책으로 제시한 것이냐며 공분이 일었다.
논란이 확산하자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당일 오후 “대통령 말씀 취지는 입양 활성화를 위해 입양 확정 전 양부모 동의하에 관례로 활용하고 있는 ‘사전위탁보호’ 제도를 보완하자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사전위탁보호제도에 대해 “아이의 입장에서 새 가족을 모니터링 하는 것으로 아이를 위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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