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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나이 든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는 대화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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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보그가 되다·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 나이 든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는 대화 수업 = 데이비드 솔리 지음. 김미란 옮김.

노인 심리학 전문가인 저자는 노년 세대와 소통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그들과의 대화법을 일러준다. 고령화 시대에 노인과의 소통은 이제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고 있다. 사회를 이루는 큰 축이 되는 노년 세대와의 단절은 사회적 갈등의 불씨가 된다. 그 이해가 필요한 이유다.

저자는 노인들의 인생 마지막 과제가 '통제력 유지'와 '유산 찾기'라고 본다. 힘, 건강, 친구, 권한을 매일 잃어가는 노인에게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상실' 감정은 뭐든 '붙잡고 있어야 한다'는 통제력의 절실함을 느끼게 한다. 통제력을 잃어간다는 느낌을 갖게 될 때 노인들은 벌컥 화를 내는 등 부정적 방식으로 의사 표현을 하게 된다.

이와 함께 자신이 걸어온 인생길에서 사회적으로 올바르며 진심과 의미가 담긴 유산을 남기고 싶은 욕구를 불현듯 깨닫는다. 유산을 발견코자 하는 마음이 드는 배경에는 마침내 인생을 이해했고 그 깨달음을 후대에 전하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고 한다.

저자는 '붙잡고 있어야 한다'는 통제력 유지와 '놓아줘야 한다'는 유산 찾기 문제가 노년층의 내면에서 충돌하고, 그 충돌이 노년층의 의사소통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물론 이는 삶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저자는 시대 흐름에 맞춰 노인들에 대한 오해의 시선을 거두고 이해토록 하자며 그 소통법을 제시한다.

나이 든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는 네 가지 방법은 노년기의 과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우리의 내적 과제와 충돌을 최소화하기, 노년 세대의 과제를 도울 수 있는 대화 전략을 익히기, 더 나은 소통을 위한 언어와 비언어적 능력을 키우기 등이다.

반니. 280쪽. 1만6천원.

연합뉴스



▲ 사이보그가 되다 = 김초엽·김원영 지음.

'사이보그(cyborg)'는 '사이버네틱스(cybernetics)'와 '유기체(organism)'의 합성어다. 기계와 결합한 유기체를 일컫는 용어이지만 현대의 첨단 기술문명을 낳은 새로운 존재의 상징처럼 쓰인다.

공저자인 김초엽 씨가 청각장애로 보청기를 착용하고 김원영 씨가 지체장애로 휠체어를 타며 생활하듯, 우리 현대인 역시 기계와 결합한 유기체적 생활을 한다는 점에서 사이보그적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열다섯 살 전후로 신체의 손상을 보완하는 기계들과 만나 사이보그로 살아온 저자들은 인간의 몸과 과학기술이 만나는 현장에 줄곧 관심을 가져왔다. 이들은 장애라는 고유한 경험이 타자, 환경,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과학기술과 결합할 때 우리가 맞이할 수 있는 다른 내일을 제시한다.

김초엽 씨는 장애인의 인지 세계와 감각, 동작을 중심으로 새롭게 설계한 세계를 상상하고, 김원영 씨는 각기 다른 취약함과 의존성을 지닌 존재들이 더 긴밀하게 접속해 서로를 돌볼 수 있는 미래의 기술을 기대한다.

책의 뒷부분에 실린 대담에서는 서로의 차이를 두 저자가 흥미롭게 바라본다. 김초엽 씨는 휠체어를 신체의 일부로 느끼며 그 미적 가능성을 탐구하는 김원영 씨에게서 호기심을 느끼고, 김원영 씨는 장애학의 관점을 체화해 세계를 바라보는 김초엽 씨의 시각에 대해 놀라워한다.

사계절. 368쪽. 1만7천800원.

연합뉴스



▲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 김범석 지음.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의사인 저자는 항암치료를 통해 암 환자의 삶이 의미 있게 연장되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저자는 대부분 4기 암 환자와 그 곁의 사람들이 그려가는 마지막을 지켜보며 삶과 죽음에 대해 성찰하게 됐다. 이 에세이집은 그렇게 얻은 삶과 죽음에 관한 기록이다.

책에서는 완치 목적이 아닌 생명 연장 목적의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와 그 가족들이 남은 삶과 예정된 죽음을 어떻게 대하는지 들려준다. 더불어 암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로서 가져온 고민과 생각들도 엿볼 수 있다.

흐름출판. 264쪽. 1만5천원.

연합뉴스


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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