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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대통령 단호한 선긋기에 ‘사면 논란’ 수면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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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대통령 말씀으로 그 문제 매듭”

한겨레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온·오프 혼합 방식의 새해 기자회견을 열고 정국 현안과 올해 국정운영 방향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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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8일 두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해 분명한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면에 대한 물음에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선고가 끝나자마자 돌아서서 사면을 말하는 것은, 사면이 대통령 권한이긴 하지만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인들에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권리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회견 직전까지만 해도 문 대통령이 사면론에 대해 당장은 불가하지만 일부 가능성을 열어두는 형태를 띨 것이라는 애초 예상을 넘어선 것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사면론을 제기한 이후 민주당 핵심지지층을 중심으로 여론 반발이 거세고, 또 사전 교감설 등 온갖 추측이 난무하는 상황에 대해 매듭을 지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사면 논란은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정치적 재판이라며 무죄를 주장하는 전직 대통령의 태도에 대해서도 비판의 말을 이었다. 문 대통령은 “재판 절차가 이제 막 끝났고, 엄청난 국정농단, 그리고 권력형 비리가 사실로 확인됐고, 우리 국민들이 입은 고통이나 상처도 매우 크다”며 “하물며 과거의 잘못을 부정하고 재판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차원에서 사면을 요구하는 이런 움직임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상식이 용납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저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사면의 대전제는 국민들의 공감대”라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사면을 둘러싸고 또다시 극심한 분열이 있다면 그것은 통합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국민 통합을 해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정적인 국민 여론을 거슬러 가면서까지 사면을 단행할 생각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민주당은 “공감하고 존중한다”며 “당 지도부는 당사자의 진정한 반성과 국민 공감대가 중요하다는 의견을 모은 바 있다. 대통령 말씀은 당 지도부 입장과도 일치한다”고 말했다. 이낙연 대표도 이날 광주 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님의 뜻을 존중한다. 대통령님 말씀으로 그 문제는 매듭지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공식 논평도 내지 않는 등 반응을 자제했다. 그러나 오래전부터 사면을 공개 주장해온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국민 통합을 위해 신속한 사면이 필요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당내 옛 친박·친이계 의원은 “가혹한 정치보복”(박대출 의원), “지지층 눈치를 본 것일 뿐”(김기현 의원) 등 거친 반응을 쏟아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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