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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막차탄 개미 `전전긍긍`…코스피 석달만에 2%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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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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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15일 2% 넘게 하락하면서 다시 3000대로 후퇴했다. 지난 8일 처음으로 3100을 넘어선 지 불과 일주일 만이다. 개인투자자가 이날 하루 동안 2조원 넘게 매수했지만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의 매도 공세에 밀려 코스피 하락을 방어하지 못했다. 연초 들어 개인과 기관의 힘겨루기 양상이 반복됐는데 15일은 개인의 '사자 세력'이 속절없이 밀렸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올해 들어 다소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어 단기간 조정을 거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 대비 2.03% 하락해 3085.90을 기록하면서 마감했다. 코스피가 2% 넘게 떨어진 것은 지난해 10월 30일 이후 처음이다. 개인이 2조1139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이 7536억원, 기관이 1조4147억원을 팔아 치우며 코스피는 하락하면서 마감했다. 앞서 지난 14일 코스피는 3149.93으로 신고가를 쏘아 올렸지만 '3150 고지'를 앞두고 숨 고르기가 길어지고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3150을 돌파할지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단기 과열이 있던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조정을 받아 증시가 출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200은 420.43을 기록했는데, 이는 코스피200선물(419.4)보다 1.03포인트 높은 수치다. 현물가가 선물가를 넘어서는 '백워데이션'이 일어난 것이다.

일반적으로 선물가는 미래 가치를 반영해 현물가보다 높아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코스피 상승 여력이 별로 남지 않았다는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 센터장은 "앞으로 코스피 낙폭이 아주 크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기관과 외국인이 그동안 각종 지수를 참고해 매수와 매도를 결정한 만큼 개인이 대형 우량주를 매수할 때 이를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코스피는 올해 들어 증시를 주도한 대형주 하락이 두드러졌다. 자동차·화학(배터리)·반도체를 뜻하는 이른바 '차·화·반' 랠리가 다소 정체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1.90% 떨어져 8만8000원을 기록했고, 시가총액 2위 SK하이닉스 주가는 2.30% 급락했다. 대형주가 정체 흐름을 보이자 다소 실망한 반응을 보이는 투자자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김서연 씨(30)는 "삼성전자가 '10만원 전자'가 될 줄 알았는데 너무 올랐을 때 매수해서 그런지 수익률이 마이너스"라며 "미국 증시에서 TSMC를 매수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11일 처음 증권 계좌를 개설하고 삼성전자를 30주 매수했는데, 15일 기준 0.8%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애플카' 협업 소식으로 연일 급등세를 기록한 현대차 주가는 이날 4.19% 하락했다. LG화학(-3.07%), 네이버(-3.77%), 카카오(-3.10%)처럼 지난해 한국 증시를 주도한 대형 기술주도 이날 급락세를 면치 못해 주목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주가가 펀더멘털(내재가치)보다는 수급에 따라 움직이고 있어 변동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호재보다는 수급 불안에 민감한 모습"이라면서 "연기금이 주식 비중을 조정하고 외국인 자금 또한 유출되면서 코스피 하락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규식 기자 /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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