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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엎친 데 덮친 로힝야 난민촌…이번엔 대형 화재로 500여채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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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500여명 집 잃어"…홍수·코로나19 등에 이어 타격

연합뉴스

14일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 지역 로힝야족 난민 캠프의 불탄 가옥 모습. [AP=연합뉴스]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14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의 로힝야족 난민촌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 가옥 550여 채가 불에 탔고 수천 명이 길에 나앉게 됐다고 다카트리뷴 등 현지 언론과 외신이 보도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이날 새벽 방글라데시 남부 콕스바자르에 있는 로힝야족 나야파라 난민 캠프에서 큰불이 났다.

불길은 판잣집들을 차례로 집어삼켰고 2시간 만에 겨우 진화됐다. 난민들이 사는 집은 대부분 대나무와 비닐 등으로 만든 가건물인데다 변변한 소화 시설도 없어 불길은 쉽게 잡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가옥 550여 채와 상점 150곳이 소실됐다고 유엔난민기구 측은 밝혔다.

이로 인해 집을 잃은 이들도 3천5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샤 레즈완 하야트 방글라데시 난민 위원회 위원장은 "요리용 가스 실린더에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며 "약 10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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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 지역 로힝야족 난민 캠프에서 발생한 화재. [로이터=연합뉴스]



국제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의 방글라데시 지부장인 온노 반 마넨은 "이번 화재는 지난 수년간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은 난민들에게 또 다른 큰 타격이 됐다"고 말했다.

앞서 방글라데시는 2017년 미얀마의 로힝야족 약 75만 명에게 피난처를 제공했다.

이들은 당시 미얀마군의 소탕 작전 등을 피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피신, 기존 로힝야족 난민이 주로 살던 콕스바자르에 정착했다. 콕스바자르 지역에 사는 로힝야족 난민의 수는 현재 약 1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고향에서 쫓겨난 이들은 난민촌에서도 열악한 환경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해마다 우기 때 홍수와 산사태 등으로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고 콜레라 등 수인성 질병에도 시달렸다.

협소한 공간에 밀집해서 살다 보니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무방비로 노출되기도 했다.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정부는 그간 여러 차례 송환을 시도했지만, 로힝야족이 이에 응하지 않으면서 송환 작업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에 방글라데시 정부는 최근 외딴 섬에 주거 시설을 마련, 약 10만 명의 난민 이주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난민들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고 새 주거시설이 사이클론과 홍수 등에 취약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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