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사진) 출국금지 위법 논란을 두고 '수사적 관행'이란 주장이 나오자 현직 부장검사가 "그런 관행은 없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정유미 인천지검 부천지청 인권감독관(49·사법연수원 30기)은 12일 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검사들이 급하게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 임시번호를 붙였다가 나중에 제대로 사건번호를 붙이는 게 관행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임시번호'로 출국금지한 것도 비슷한 관행이니 구렁이 담 넘어가듯 넘어가자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적어도 내가 검찰에 몸담고 있던 20년간은, 그런 관행 같은 것은 있지도 않았다. 그런 짓을 했다가 적발되면 검사 생명이 끝장난다"고 밝혔다.
또 "언론에 나온 것이 사실이라면 명백한 불법행위인데 관행 운운하며 물타기를 하는 것도 어처구니없다"며 "일부 검사 같지도 않은 것들이 불법을 저질러놓고 면피하느라 다른 검사들까지 끌어들이는 것도 기가 찬다"고 비판했다. 이는 2019년 진상조사단이 김 전 차관의 출국을 막는 과정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건번호로 긴급 출금을 신청하고 가짜 내사번호를 만들어 처리했다는 의혹에 대한 입장이다. 일각에선 임시 내사번호를 만드는 것이 '수사 과정에서 이뤄지는 관행'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법무부도 "당시는 중대한 혐의를 받고 있던 전직 고위 공무원이 심야에 국외 도피를 목전에 둔 급박하고도 불가피한 사정을 고려할 필요가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용구 법무부 차관은 13일 '위법 출금'을 기획했다는 주장에 대해 입장문을 통해 "출국을 막을 필요성 및 재수사 필요성을 언급한 것일 뿐 구체적인 절차는 잘 알지 못했고 관여할 수 없었다"고 했다. 또 "긴급 출금 전 과정을 기획하고 불법을 주도한 것처럼 표현한 기사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반박했다. 앞서 한 매체는 이 차관이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간사를 맡으며 김용민 당시 과거사위원(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김 전 차관 긴급 출금을 기획했다고 보도했다.
대검 측은 "제기된 의혹을 보다 충실히 수사하기 위해 본청으로 재배당했다"고 밝혔다. 이정섭 수원지검 형사3부장은 김 전 차관 성매매·뇌물수수 혐의 사건 재수사에 참여했고 공판도 지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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