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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양도세 완화하면 집 팔겠다"…기대감 '꿈틀' 했으나 '역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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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앞두고 규제완화 할 것" vs "간 보기에 불과, 실현 안 돼"

뉴스1

서울 아파트 단지의 모습.©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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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완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시장에선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매각 퇴로'가 막혔던 상황에서 규제가 완화되면 집을 처분하겠다는 집주인들이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당정으로서는 정책의 일관성과 불로소득 환수, 정치적 문제 등이 엮인 복잡한 사안이라, 양도세 완화 실현 여부는 섣불리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실제로 여당은 양도세 완화는 검토한 적도 없다며 선 긋기에 나섰다.

13일 주요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는 부동산 양도세 완화 실행 여부를 묻거나,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는 게시글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네티즌 A씨는 게시글에서 "만에 하나 (양도세 완화를) 한다면 전 (집을) 팔 것"이라며 "이미 (집값이) 내가 원한 목표 이상 충분히 올랐으니 현금을 만지고 싶다"고 밝혔다.

B씨도 "저라도 기회 줄 때 팔고 싶을 거 같다"며 "양도세, 취득세를 꽁꽁 묶어놔서 시장에 매물이 안 나오니, 약간의 양도세 완화는 해줄 수도 있을 거 같다"고 했다.

양도세 완화가 다주택자의 매물 유도에 일부 효과를 보일 수 있음을 나타내는 대목이다. 앞서 시장에서는 규제 완화 효과에 대한 찬반 논쟁이 한차례 제기된 바 있다.

반면 규제 완화가 실제로 실행되기보다는 '간 보기'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표를 얻기 위한 보여주기식 정책 예고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C씨는 "선거를 의식해 내놓은 발언으로, 실제 실현 가능성은 아주 작을 것"이라고 했다.

오히려 선거 때문에 양도세 완화가 실행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D씨는 "대선까지 생각하면 어쩔 수 없을 것"이라며 "한시적 양도세 완화를 시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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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기획재정부 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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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완화론'에 탄력이 붙자 정치적 셈법이 복잡해진 여당은 일단 가능성을 일축하며 한발 물러선 상태다. 규제 완화로 인해 집주인 등 일부 표심을 챙길 수는 있으나, 정책의 일관성이나 불로소득 환수 등의 정치 기조가 무너지면서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부동산 정책이 이제 효과를 내려는 시점에 이런 (양도세 완화) 말들이 나오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전혀 논의한 적도 없고, 논의할 계획도 없다"고 답했다.

김태년 원내 대표도 양도세 완화를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일관성 없는 정책은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고 오히려 시장에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다"며 "민주당과 정부는 다주택자의 양도 차익에 중과세한다는 공평 과세의 원칙을 가지고 부동산 안정화 정책을 흔들림 없이 밀고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규제 완화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 갈린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새로 짓는 방식의 공급대책은 최소한 2~3년의 공급 공백 시기를 감수해야 하는데, 이 시기의 공급 부족을 충족할 방안으론 현재 다주택자의 매물 유도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조세 형평성을 위해서도 거래세인 양도세를 낮추고 보유세를 높이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전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는 현재 부동산 정책의 근간이 되는 '투기 차익 환수'와 결이 크게 다르다"며 "당정으로서도 부담스러운 선택일 것"이라고 말했다.
jhk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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