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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조정 징후도 나타나고 있다. 코스피가 지수 3000선을 돌파한 지난 8일 지수 하락폭의 2배 수익을 얻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가 개인 순매수 종목 2위(1176억원)를 차지했다. 공매도가 금지된 상황에서 하락에 배팅할 수 있는 상품이라 돈이 몰린 것이다. 12일에도 개인들이 2조원 이상 순매수했지만 코스피가 이틀 연속 하락하며 숨을 고르는 양상이다.
▶'현재 세계 증시가 버블이냐'는 데는 고수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미국 대형 자산운용사 대표 제러미 그랜섬은 “지금 증시에 낀 거품은 역사에 남을 붕괴로 끝날 것”이라고 경고한다. 반면 자산 버블 분석으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미국 로버트 실러 교수는 “현재 주가가 투자를 자제해야 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한다. 증권사들은 플랫폼 등 무형 자산 가치가 중요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엔 기업 평가 척도를 바꿔야 한다면서 ‘주가꿈비율’(price to dream ratio) 같은 새 지표를 제시하기도 한다.
▶삼성전자·현대차 같은 우량주를 집중 매수하는 ‘똑똑한 개미’가 주도하는 장이라 2000년 IT 버블 때와는 다르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실제 데이터는 다른 양상도 보여준다. 김준경 전 KDI 원장이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은행 이자도 못 갚는 좀비 기업 85개와 초우량 기업 85개 군을 나눠 작년 3월 이후 주가 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똑같이 20%씩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옥석 구분 없이 올랐다는 얘기다.
▶만유인력 법칙을 발견한 뉴턴은 부실 기업 주식에 투자했다 망한 뒤 “천체 움직임은 계산할 수 있지만 사람들 광기는 계산할 수가 없었다”는 말을 남겼다. 자본시장연구원장 출신 서울대 안동현 교수는 “근로 소득으로 집을 산다는 꿈이 날아가 버리니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건 주식과 비트코인만 남았다. 집을 사기 위해 어디선가 자본 소득을 늘려야 한다는 절박함이 동학개미운동의 본질”이라고 말한다. 동학개미들이 만드는 기록들이 대단하기도 하고 위태롭기도 하다.
[김홍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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