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한산한 이태원 거리 1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타격으로 한산하다. 이태원 관광특구협회와 이태원 상인회 등에 속한 자영업자들은 앞서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여파로 일대 상인들이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고 밝히고, 정부가 방역과 함께 오후 9시 이후 운영 및 보상 정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2021. 1. 10. 한주형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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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다행이지만 1년 적자를 생각하면 근심이 가시질 않습니다."
정부가 11일부터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100만~300만원의 '버팀목자금'을 지원했지만 자영업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누적된 적자를 생각하면 아직도 한숨만 나온다는 이유에서다.
11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버팀목자금 신청지급이 이뤄지고 있다. 12일 중소벤처기업부는 하룻동안 총 100만8000명이 신청했고 이들을 대상으로 1조 4317억원이 지급됐다고 밝혔다.
버팀목자금은 2020년 매출이 4억원 이하면서 2019년 매출보다 감소한 영세 소상공인에 대해서는 100만원이 지급된다. 지난해 11월 24일 이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방역 강화 조치로 집합금지 또는 영업제한 대상이 된 소상공인은 각각 300만원과 200만원이 지원된다.
서울시 송파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씨는 "오전 10시쯤 신청해 오후 2시에 지원금을 받았다"며 "숨통이 트이긴 하지만 막막한 것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선 지원금으로 임대료 충당을 위해 빌린 소액대출을 갚을 생각"이라며 "근무시간 자발적으로 줄여준 알바들에게 약소하지만 포상도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 중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씨 역시 "고맙지만,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정부도 고민이 많을 테고 지원금을 안 주는 것보다는 낫지만 솔직히 현재 상황을 극복할 만큼의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합금지 명령 후 손님이 70% 감소하는 등 피해가 정말 컸다"며 "켜켜이 쌓인 적자와 매달 500만원에 달하는 임대료를 해소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고 토로했다.
경남 창원시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200만원이 절대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우리 가게는 고정비로만 매달 600만원씩 나간다"며 "한 달 임대료도 안 되는 지원금이라 막막하다.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비록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입장에선 큰 금액이 아닐 수 있지만 초유의 사태만은 막았다며 정부의 대응을 응원한다는 점주도 있었다. 경남 밀양시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손모씨는 "정말 가게 문 닫기 일보직전이었고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지난달은 더 힘들었다"며 "상황보고 폐업도 생각했지만 정부 지원으로 일단을 버텨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은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가게 규모와 임대료, 매출 등을 세심히 따지지 않고 업종별로 100만~300만원을 지원하는 방법은 형평성이 없고 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하는 의견도 나온다. 해외처럼 임대료 직접지원이나 유예 등으로 실효성 있는 방안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서울시 은평구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올해 코로나가 완전히 없어지지 않을 수도 있는데 그때도 돈 주고 끝날 것인가. 일시적으로 돈을 지급하는 것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걸 이미 겪어봤지 않았나. 이번 지원도 언 발에 오줌누기식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임대료 지원이나 세제 혜택 등 추가적인 후속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달 말 소상공인연합회는 논평에서 "(3차 재난지원금은) 한 달 임대료 수준도 안 되는 금액"이라며 "독일의 경우 문을 닫는 업체에 고정비의 최대 90%까지 지원하고 있으며, 일본도 자영업자 임대료의 3분의 2를 6개월간 지원한다. 호주와 캐나다도 임대료 감면 조치를 시행 중"이라며 현 정부의 대책을 꼬집었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winone@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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