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평성 없고, 안내도 부족했다" 하소연도 많아
11일 오후 마포구 피트니스 아워에서 권영찬 사장이 소상공인 버팀목자금 신청 홈페이지를 검색해 자금 신청을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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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하게 신청하고, 바로 받을 수 있어 좋았다. 그렇지만 형평성 없고, 안내가 부족했다”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재난지원금(소상공인 버팀목 자금) 지급 첫 날인 11일 현장에선 소상공인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쏟아졌다. 정부는 이날부터 코로나19 3차 확산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사업자 276만명에게 100만~300만원의 재난지원금 신청을 받아 지급에 들어갔다.
온라인을 통해 이날 오전 8시부터 접수한 버팀목자금 신청 열기는 소상공인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반영하듯 뜨거웠다. 3시간만에 32만건을 찍은 뒤 이날 오후 6시 모두 90만건을 기록했다. 신청은 이날 밤에도 계속 진행됐다.
경기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온라인으로 간단히 신청만 하면 되고, 지원금도 바로 받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실제, 1차 전국민 재난지원금과 2차 소상공인 지원금에 이은 세 번째 지원이라 이날 3차 지원금 신청에 따른 큰 혼잡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재난지원금이 형평성 없이 지급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세종시에서 커피 전문점을 운영하는 B씨는 이날 “매장 영업이 금지돼 점심에 ‘방문포장'장사만 하는 탓에 매출이 90% 정도 줄었는데 매장 영업이 가능해 장사가 더 잘 되고 있는 디저트카페도 똑같이 지원을 해준다고 하니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며 "이렇게 일률적으로 형평성 없는 기준에 맞춰 지급하는 건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용인 수지 인근에서 매운탕집을 하는 C씨는 연매출 4억원이 넘어 3차 재난지원금에서 또 빠지자 불만을 토로했다. 고씨는 “정규직이 4명이나 돼 문을 못닫는다 “규모가 커 소상공인보다 훨씬 큰 손해를 보는데 지원 대상에서 애초부터 빠진 이유를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경기 수원에서 음식점 2곳을 운영하는 D씨도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경우, 2곳이 한 개의 점포로 잡혀 매출이 4억원을 넘는 바람에 지원 대상에서 빠졌다. D씨는 “2차(재난지원금 지급) 때는 전년도에 번 돈과 신용대출을 받아 버티면서 나보다 더 힘든 영세업체가 받는 게 맞다고 위안했지만 올해는 신용대출 조차 막혀 정말 힘들다”며 “식당을 2개로 쪼개면 지원 가능한 거냐. 차라리 9시 이후 영업이라도 풀어주면 좋겠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전남에선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농업인들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일주일 전부터 600㎏ 달하는 건초더미를 도청 앞에 쌓아놓고 벌이던 농성을 이날에도 이어갔다. 권용식 광주전남농민회 의장은 “코로나19로 농산물도 굉장한 타격을 입고 있다”며 “특히 친환경 농산물 생산농가는 판매처가 급속히 제안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날은 사업자등록번호 홀수 끝자리 사업자에 한해 이뤄졌다. 짝수는 12일 신청 가능하다. 13일부터는 이와 상관없이 신청하면 된다. 정부는 오전에 자금을 신청하면 오후에 지급하겠다는 방침도 세웠지만, 이와 지원금 지급 안내가 부족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지난해 11월 성남에서 카페를 창업한 E씨는 재난지원금 신청대상 여부를 몰라 이날 무랴무랴 구청과 시청에 문의해야 했건 경우다. E씨는 “분당구청에 문의하니 ‘창업 6개월이 지나야 대상’이라는 말을 들었다”면서 “아닌 것 같아 다시 시청에 문의하니 11월 30일까지 창업하면 지원대상이고, 세무서에서 매출신고를 하고 신청하라‘는 안내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변에 아직 이런 걸 모르는 자영업자가 많다”며 “사전에 자세히 안내했으면 이런 상황은 생기지 않았을 것 아니냐”고 했다.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중부센터에서 한 시민이 버팀목자금(3차 재난지원금) 관련 안내를 받고 있다. 대부분의 신청은 온란인으로 진행됐지만, 소진공은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해 현장 창구를 통해서도 접수를 받았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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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소상공인들은 지급 대상자인데도 안내 문자메시지를 받지 못했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광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F씨는 “주변에 아는 소상공인들은 문자를 받았다는데 나는 못 받았다”며 “지급 대상자에게 누락됐나 싶어 홈페이지에 들어가 신청해보니 접수 됐지만, 2차 지원금 지급 때도 안내 문자를 못 받았는데 이번에도 똑같은 일이 반복됐다”고 말했다.
세종=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무안=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용인=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광주=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대구=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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