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배상 책임 판결에...日, 남관표 대사 불러 항의

일본 외무성은 8일 한국 법원의 위안부 피해자 배상 판결에 항의, 남관표 주일대사를 초치(招致)해 항의했다. 남 대사는 이날 한국 법원 판결 후, 일본 외무성으로 들어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일본 측은 그동안 이번 재판이 국제법상 다른 국가를 소송 당사자로 삼아 재판할 수 없는 주권면제론에 어긋난다고 주장해왔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를 비롯한 내각의 주요 인사들은 이번 판결에 대해서 강하게 비판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유력하다. 일본은 2015년 12월 맺은 한일 위안부 합의로 이 문제가 ‘최종적, 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다는 입장이다. 일본의 아사히 신문 등은 이날 한국 법원의 첫 위안부 배상 판결을 긴급 속보로 전했다.

위안부 피해자 관련 판결은 2018년 10월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에 이어서 나온 것으로 이후 한일관계가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는 이날 오전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대해 “반인도적 행위에까지 국가 면제를 적용할 수 없다”며 일본 정부가 1억원씩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일본 정부의) 불법 행위는 계획적, 조직적으로 자행된 반인도적 행위로서 국제 규범을 위반했다”며 “주권면제론 등 국가 면제는 이러한 경우까지 적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또 “상상하기 힘든 극심한 정신적 육체적 고통에 원고가 시달렸고, 국제적 사과도 받지 못했다”며 “위자료는 원고가 청구한 1억원 이상이라고 봐 타당하다. 원고 청구를 모두 인용한다”고 했다.

[도쿄=이하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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