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학대 정황 알았던 홀트…BTS 진부터 이민호까지 기부한 곳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양부모 학대로 숨진 생후 16개월 ‘정인이 사건’에서 입양기관인 홀트아동복지회가 수차례 학대 의심 신고에도 불구,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이곳은 지난해 연말연시를 맞아 위기아동가정 지원을 위해 연예인들의 기부가 잇따랐던 곳이기도 하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5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입양 사후관리 경과’ 자료를 보면 정인이 입양 절차를 진행한 홀트아동복지회는 지난해 집을 방문해 정인이의 몸에 난 멍자국을 확인하고도 입양부모에게 “양육에 보다 민감하게 대처하고 반응할 수 있도 해라”정도의 안내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이데일리 DB)

홀트아동복지회는 BTS 진의 팬들을 비롯해 트로트 가수 임영웅, 송가인, 이찬원의 팬들이 각 스타의 이름으로 모인 후원금을 기부한 곳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달 28일 배우 이민호도 재학대 방지 및 아동학대 피해자의 심리치료에 쓰이길 바라며 기부 플랫폼 ‘프로미즈’를 통해 홀트아동복지회 등 아동보호 전문기관에 5000만원을 기탁했다.

가수 강다니엘 역시 지난달 30일 홀트아동복지회에서 진행 중인 위기가정아동지원 캠페인 ‘나를 지켜주세요’에 동참한 바 있다.

(사진=MYM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처럼 연예인들과 팬덤들이 위기가정아동 지원을 위해 홀트아동복지회에 후원금을 전달했지만 정작 이곳은 입양된 아동의 학대 정황을 포착했에도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입양 특례법은 양친과 양자녀의 상호 적응을 위해 입양 후 첫 1년간 입양기관의 사후관리를 의무화하고 있다.

홀트아동복지회는 지난해 2월 3일 피해아동이 입양된 후부터 10월까지 3차례 가정방문 절차를 거쳤고 입양 가족과도 3차례 통화했다.

(사진=연합뉴스)

이 기간 동안 충분히 학대 정황이 있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양모가 방문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가정방문까지 늦추기도 했다.

복지부 매뉴얼에는 입양기관이 학대 정황을 발견할 경우 지체 없이 수사기관이나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번 정인이 사건은 아동보호전문기관과 수사기관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자 입양기관도 학대 정황을 방치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신 의원은 “입양초기 사후 관리에 대한 집중 관리가 미비하다”며 “사후 관리 기준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