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버블 경고] 개인 빚투도 1년새 10조 급증
과거 2000 찍은 직후엔 하락, 전문가들 “방어적 운용해야”
/일러스트=김성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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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코스피 3000시대' 진입을 코앞에 둔 최근 한국 증시의 특징은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이하 개인)가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증시의 ‘큰손’인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연일 거액을 팔아치우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선 “그동안 개인 주도로 주가가 급등한 뒤엔 거의 어김없이 주가가 곤두박질쳤던 흑역사가 있었다”며 단기 과열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 코스피가 맨 처음으로 1000선과 2000선을 돌파한 뒤에는 큰 폭의 주가 하락이 있었다.
5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46.12포인트(1.57%) 오른 2990.57로 마감했다. 3000선까지 불과 10포인트도 남지 않았다. 지난해 코스피에서만 약 47조5000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개인의 기세가 연초에도 이어지고 있다. 개인은 이날 코스피 주식을 728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5363억원 순매도)과 외국인(2089억원 순매도)은 주식을 팔았다. 전날에도 기관은 코스피에서 1조1899억원을 순매도했지만, 개인은 1조310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외국인은 지금까지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을 거둬들이며 숨 고르기를 하고 있는데, 개인은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더 사들이고 있는 형국이다.
증권 업계에서는 “코스피가 올해 안에 3200~3300선까지 상승할 여력은 충분하지만, 단기간에 빠른 속도로 상승하는 것은 우려스럽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작년 11월부터 주가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상승한 부분이 있다”며 “이렇게 되면 당분간 주가가 급등락하는 변동성이 큰 시장 상황이 이어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수익을 내기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과거에도 코스피가 1000선이나 2000선에 도달한 이후 하락세가 이어진 바 있다. 코스피는 1989년 3월 31일 1000선에 도달했지만, 고작 4일간 1000선 이상에서 거래된 뒤 다시 고꾸라졌다. 이후 다시 1000선을 탈환한 것은 무려 5년 6개월 뒤인 1994년 9월이었다. 1990년대 중·후반에도 코스피는 계속 1000선에 근접했다 멀어지기를 반복했고, 2005년부터 안정적으로 1000선 이상을 유지했다. 처음 1000선을 깬 것은 1989년이지만, 주가 1000 시대가 유지되기까지는 16년이 걸린 셈이다.
첫 2000선 돌파는 더 허망했다. 코스피는 2007년 7월 25일 2000을 넘었지만, 다음 날 바로 2000선 밑으로 추락했고, 다음 달인 8월 17일에는 1638.07까지 하락했다. 그 이후로도 글로벌 금융 위기 등을 겪으면서 코스피는 2000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지 못했다.
이번에도 코스피가 당장은 3000선을 돌파하겠지만 3000선을 쭉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 코스피가 1000, 2000 등 기록적인 지점에 도달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3000선에 도달하면 개인들이 주식을 팔아 차익을 실현하려는 욕구가 커질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주가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이에 대비해 지나치게 공격적인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홍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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