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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비트코인 화려한 새해 신고식, 역대 최고 3600만원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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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 달러 보름 만에 3만 달러대

페이팔, 올해부터 비트코인 결제

큰손들 잇단 투자도 호재로 작용

“연말 31만 달러”vs“거품 꺼질 것”

중앙일보

암호화폐 정보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일(현지시각) 비트코인 개당 가격은 3만3000만 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사진은 한 비트코인 거래소의 시세 차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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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이 무섭게 오르고 있다. 시가총액 6000억 달러(약 653조원)에 바짝 다가서며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의 시가총액(6689억 달러)을 넘어서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암호화폐 정보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2일(현지시각) 오후 7시49분 비트코인 개당 가격은 3만3155.12달러(약 3607만원)를 기록했다. 지난달 16일 처음으로 2만 달러(약 2180만원) 고지를 밟은 지 보름여 만에 3만 달러 벽을 깼다. 비트코인은 한국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서도 3일(오후 3시 기준) 3788만원에 거래됐다. 한 달 사이 81% 치솟은 액수다. 비트코인의 질주에 이더리움(88만7538원), 라이트코인(15만5138원) 등 다른 암호화폐도 상승세다.

비트코인 강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각국 정부가 돈을 풀면서, 늘어난 유동성 자금이 각종 자산 시장으로 흘러들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여기에 미국 달러 약세와 마이너스에 머무는 미국 실질금리 등도 암호화폐의 매력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2023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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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 3만 달러 돌파.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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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시장의 ‘큰손’인 글로벌 금융사와 기관투자자는 이런 분위기에 기름을 붓고 있다. 전 세계 3억50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페이팔이 올해부터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추가한 게 대표적이다. 이용자들은 2600만개에 이르는 페이팔 가맹점에서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다. 비트코인이 화폐처럼 교환 수단으로 기능함을 보여준 셈이다. 또한 헤지펀드 튜더인베스트먼트의 창업자인 폴 튜더 존스는 개인 자산의 1~2%를 비트코인에 투자했다. ‘조지 소로스의 오른팔’로 불리는 헤지펀드 매니저 스탠리 드러켄밀러도 비트코인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위원은 “최근의 비트코인 상승세는 금융사와 기관투자자가 주도하고 있다”며 “개인 투자자가 몰리며 거품(버블) 논란이 일었던 2017년 암호화폐 광풍과 다른 지점”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을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가격 오름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릭 리더 글로벌 채권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해 11월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각국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를 개발하고 디지털 시장에서 비트코인 결제가 이뤄지고 있다”며 “앞으로 디지털 화폐인 비트코인이 금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씨티은행 역시 비트코인을 ‘21세기 금’으로 표현하며 올해 말 31만8000달러(3억4598만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견했던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지난해 12월 야후 파이낸스 라이브에 출연해 “비트코인은 화폐도, 가치 저장 수단도 아니다”라며 “한 무리의 사람들에 의해 전적으로 조작돼 가격 거품은 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비트코인은 천당과 지옥을 오간 경험이 있다. 비트코인은 2017년 말 폭발적인 상승세로 2만 달러 가까이 올랐다가 2018년 12월 3200달러 수준까지 폭락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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