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일명 '코파라치(코로나+파파라치)'가 기승을 부리면서 자영업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방역강화를 위해 지급하는 코파라치 우수신고자 포상금이 의도와 달리 무분별한 신고 경쟁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코로나로 서로를 감시하는 포상금 제도를 중지하십시오!'라는 제목의 글까지 올라왔다.
자신을 소시민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서로를 경계하고 오히려 신고해 포상금까지 주는 동물적인 제도를 그만두길 강력히 부탁한다"고 썼다.
코로나19 신고 포상은 방역 수칙을 위반한 사실을 신고하면 정부나 지자체에서 최대 100만원을 지급하는 제도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올해 연말까지 코로나19 관련 우수신고자 100명에게 10만원 상당의 온누리상품권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안전신문고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발생 지역과 위반 내용, 사진이나 동영상을 첨부하면 된다. 이달 안전신문고에 접수된 코로나19 신고는 총 2만5000여건으로 올해 7~11월 5개월간(2만5151건) 이뤄진 건수와 맞먹는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에 '5인 이상 집합금지' 등의 방역 수칙이 추가되면서 신고 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고 대상은 ▲집합금지 조치를 위반한 영업·모임 ▲자가격리자 무단이탈 ▲3밀(밀폐·밀집·밀접)이 일어난 경우 ▲마스크 미착용 등이다. 서울시도 시민응답소에서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사례를 신고를 받고 있다. 인천시는 9월부터 코파라치 제도를 도입하고 상반기에 총 40명의 신고자에게 10~20만원 상당의 포상금을 지급했다. 대전시도 올 하반기에 최우수(1명)와 우수(2명), 장려(10만원) 신고자를 선발해 최대 100만원을 포상했다.
반대 의견도 적지 않다. 포상금만을 목적으로 한 코파라치가 생겨날 시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공익신고 팁을 나누기 위해 개설된 온라인 커뮤니티나 오픈채팅방에서는 코로나19 신고 경험 등의 글이 공유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시시비비를 가릴 공공인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공정성 시비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한다. 김진태 국민의힘 전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 코로나19 신고 포상제도와 관련 "가뜩이나 힘겨운 시민들을 서로 불신하고 감시하게 만들었다"며 "북한의 '5호 담당제'와 뭐가 다른가"라고 지적했다. 1950년대 시행된 북한의 5호 담당제는 주민 5세대마다 1명의 당원을 배치해 감시하는 제도다.
[신미진 매경닷컴 기자 mjshin@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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