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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슈 법의 심판대 오른 MB

“이명박·박근혜 사면론, 사실상 대권행보… 지지층 설득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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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층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과제”

“당내에서도 당황스러운 면이 있어”

“영호남 끌어안겠다는 통합 메시지”

세계일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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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론을 꺼내 들자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국민 통합 메시지를 내걸고 대권 행보에 시동을 건 것으로 해석했다.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반대하는 지지층과 범여권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가 이 대표 앞에 놓인 과제라는 평가다.

◆포용 리더십, 지지층 설득이 관건

2일 국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 대표의 사면론을 대권 행보의 일환으로 보면서도 내부적으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사면론과 관련해 “전혀 없던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올해는 문재인정부의 집권 5년 차인 해”라며 “소모적 정쟁과 불필요한 갈등을 피하고 통합을 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사면론을 대권 행보로 보는 시각에는 “그런 취지로도 볼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지지층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가장 도전적인 과제”라고 설명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이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을 두 번 만났는데 첫 번째 만남에선 쇄신을, 두 번째에선 소통과 화합을 말씀하셨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면론과 관련해) 나름대로 혼자 생각하며 준비해오신 것 같다. 당내에서도 많이 놀랐다. 당황스러운 면이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대표의 행보는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이 보여줬던 포용 리더십의 일환이라는 것이 전문가 분석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집권 5년 차에 국민의 화합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겠다는 메시지”라며 “그것을 집권당 대표이면서 차기 대선주자가 직접 발표했다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평론가는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전두환 전 대통령을 용서했다”라며 “호남 출신 대선주자인 이 대표가 영남의 두 전직 대통령을 용서한다면 호남 민심의 반향도 좋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이 대표의 통합 메시지는 영호남의 지지를 끌어안겠다는 준비된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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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내서도 반발

지지층과 범여권을 설득하는 것이 이 대표의 과제로 꼽힌다.

정의당 김종철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결론적으로 박근혜, 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은 전혀 옳지 않을뿐더러 불의한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전직 두 대통령의 사면은 그들이 주도한 크나큰 범죄를 사면하자는 것이고, 그 범죄를 수행한 하수인들에게도 면죄부를 주자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이·박 전 대통령을 나치에 비유해가며 반대의 뜻을 밝혔다. 정 의원은 “프랑스가 톨레랑스(관용)의 나라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나치 부역자를 끝까지 추적해 철저히 처벌하고 민족정기를 바로 세웠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용서와 관용은 가해자의 몫도, 정부의 몫도 아니다. 오로지 피해자와 국민의 몫”이라면서 “가해자들이 진정 반성하고 용서를 구하고 ‘이제 됐다, 용서하자’라고 국민적 합의가 됐을 때 용서하고 관용을 베푸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민주당 우상호 의원도 “두 사람(이·박 전 대통령)의 분명한 반성도 사과도 아직 없다”면서 “박 전 대통령의 경우 사법적 심판도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칫 국론 분열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어 우려스럽다. 시기적으로도 내용 면에서도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이·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적절한 시기에 문 대통령한테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올해는 문 대통령이 일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해로, 이 문제를 적절한 때에 풀어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지층의 찬반을 떠나서 건의하려고 한다”고 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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