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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연장…자영업자들은 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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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일 현행 거리두기 조치를 재연장하기로 발표하면서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질 전망이다. 자영업자들은 업종별로 세심한 방역 대책을 세워 영업 제한을 완화하는 방식을 기대했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을 2주간 더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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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국회 앞에서 학원업 종사자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권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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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와 비수도권의 2단계 조치를 오는 17일까지 2주 더 연장한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지난달 24일부터 시행 중인 연말연시 특별방역대책의 영향으로 주말 이동량이 감소한 만큼 이로 인한 확진자 수 감소 효과가 제대로 나타날 때까지 현행 거리두기 단계를 연장한다"고 설명했다.



"학원 9인 이하 기준, 실효성 없어"



수도권 학원·교습소의 경우 현행 거리두기 단계에서 운영이 금지됐으나 동시간대 교습 인원 9인 이하는 운영을 허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학원업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조치가 실효성 없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학원업계 종사자들의 릴레이 1인 시위가 이어졌다. 실용음악학원을 운영하는 오모(38)씨는 방역당국의 이번 지침에 대해 "학원 규모와 상관없이 무조건 9인으로만 제한한 것은 여전히 현장을 모르고 내린 결정"이라고 꼬집었다. 오씨는 "33㎡(10평)에서 9명이 모이는 것과 660㎡(200평)짜리 학원에서 9명이 모이는 것이 같을 수 있겠냐"면서 "조금 더 세심하게 ㎡당으로 인원을 제한하는 게 더 현실성 있는 조치"라고 말했다.

몇몇 학원 운영자들은 차량에 현수막을 걸고 국회 앞을 지나는 등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차량에 현수막을 달고 목동에서 국회까지 운전해 온 A씨는 "기존 2.5단계 조치였던 8㎡당 1명 제한으로 완화되길 원했으나 이번 정부의 조치는 소수의 소형 학원이나 교습소에만 해당하는 조치기 때문에 대부분 학원에는 적용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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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필라테스, 피트니스 연합회 관계자가 실내체육시설 집합금지조치 해제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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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중대본 발표에서는 '집합금지' 조치로 한 달 가까이 영업이 중단된 헬스장·필라테스 센터 등 실내체육시설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에 실내체육시설 관련 종사자들은 추가적인 집단행동을 계획 중이다. 박주형 필라테스 피트니스 사업자연맹 대표는 "오늘 발표에서 오후 9시까지 영업을 허가하고 현장에 맞는 방역지침을 제공해주는 등 제한적 완화를 기대했다"면서 "내주에 국회 앞에서 소규모 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7억6500만원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서울남부지법에 제기한 바 있다.



자영업자·전문가 "3단계로 확산세 잡아야"



정부는 수도권 내 5명 이상의 사적 모임 금지 조치를 연장하는 동시에 전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음식점은 여전히 오후 9시까지만 영업할 수 있으며, 카페는 실내 취식금지 조치가 유지된다.

서울 시내에 베이커리 카페 3개 지점을 운영 중인 B씨는 "전체적으로 매출이 50% 이상 줄었다. 정부에서 1주씩, 2주씩 단기적인 대책만 발표하다보니 업주로서는 장기적인 대응책을 짤 수가 없다"면서 "17일 이후로도 또 연장될 것 같은데 차라리 3단계로 바짝 확산세를 잡고 다시 문을 여는 게 업주 입장에선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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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5일 오전 서울 남대문시장이 한산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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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에서 와인바를 운영 중인 정모씨는 "매출 감소로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면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자영업자는 조금 더 버틸 수 있겠지만, 대출로 버티던 자영업자는 폐업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의 '2.5단계+α(알파)' 방역 대책이 효과를 보지 못했다. 확진자는 누적되고, 중환자·사망자가 늘고, 의료시스템은 붕괴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 1년간 코로나19 상황을 겪을 만큼 겪었고, 얻은 교훈이 있어 대책을 세밀하게 짤 수 있을 텐데 새해에도 바뀐 부분이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2주 정도라도 거리두기 3단계를 적용해서 자영업자들에게 지원금을 많이 주고 협조를 끌어내 확산세를 500명 이하로 줄여야 의료 과부하 상황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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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 검사자 및 신규 확진자 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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