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보급 속도 붙고
집단면역 이뤄지면 경제 회복세
부동산 규제로 증시 자금유입
변이 바이러스 등 악재 가능성도
원화강세, 달러당 1040원 갈 수도
새해도 초저금리 기조 이어질 듯
2021 경제 전망 - 주식·외환·금리
지난해 12월 30일 KB국민은행 서울 여의도지점 딜링룸 전광판의 모습.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52.96포인트 오른 2873.47에, 코스닥 지수는 11.01포인트 오른 968.42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달러당 1086.30원에 마감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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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주가·환율·금리의 향방을 가를 키워드는 유동성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각국이 재정·통화정책의 ‘수도꼭지’를 활짝 열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에 돈이 흘러넘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세계 경제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기력을 회복할 것인지가 관심거리다. 여기에 따라 금융시장의 움직임도 좌우될 수 있다.
◆주식시장=미국의 올해 재정지출 규모는 6조1000억 달러로 전망된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28.9%에 이른다. 지난해(6조6000억 달러)보다 줄어들지만 코로나19 이전보다는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올해 1조4400억 달러의 양적완화(QE)를 이어간다. 한국도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558조원의 ‘초수퍼 예산’을 편성했다. 만일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경기가 둔화한다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할 가능성도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미국의 투자은행인 JP모건은 올해 미국 증시가 19.2%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건은 올해 유럽 증시는 18.1%, 신흥국 증시는 15.7%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기준금리 추가로 더 내릴수 있을까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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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보급에 속도가 붙고 사람들 사이에서 집단 면역이 이뤄지면 경제 활동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뉴욕 증시 S&P500 지수에 편입된 기업들의 올해 주당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22% 증가할 것으로 월가의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난해 2800선을 넘어선 코스피도 새로운 역사를 써나갈 가능성이 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올해 코스피 상단은 3100 정도로 본다”고 말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 기업이 제일 많이 벌었을 때가 2017년(상장사 순이익 총액 143조원)이었다. 올해는 반도체·인터넷과 2차전지 산업 등이 선전하며 2017년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열기는 당분간 식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0%대 정기예금 금리에 (정부의) 규제 영향으로 투자 수단으로 부동산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현 정부의 부동산 규제 스탠스(기조)가 지속하는 한 주식으로의 자금 유입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증시에 대해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증시가 단기에 과열됐다고 보고 언젠가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백신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감은 지난해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 이제는 백신의 부작용이나 더딘 보급 속도, 변이 바이러스 등이 (주가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새해에 각국 주가 얼마나 오를까.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
◆외환시장=원화 강세, 달러 약세는 어디까지 이어질까.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의 유동성이 풍부하고 국내 기업의 실적개선 기대감이 커진 것은 원화 강세 요인이다. Fed는 사실상 제로 수준인 기준금리(연 0~0.25%) 등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당분간 이어갈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포함한 ‘바이드노믹스’(바이든 정부 경제정책)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달러 약세 흐름 속에서 글로벌 투자자금은 신흥국 증시 등 위험자산으로 흘러가고 있다. 당분간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원화 강세도 지속할 전망이다. 다만 언젠가 글로벌 투자자금의 흐름이 바뀌어 미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흘러간다면 달러 강세, 원화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
중국 경제와 위안화의 동향도 외환시장에 중요한 변수다. 최근에는 위안화와 원화가 함께 강세를 보이는 동조화가 심해졌다. 지난해 중국 경제 성장률은 주요국 중 유일하게 플러스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위안화 가치는 6.63% 상승했다. 같은 기간 원화 가치는 6.43% 올랐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경우 수출 회복세도 원화 강세에 영향을 줬다”며 “(올해) 상반기까지 원화 강세 흐름이 이어지면서 원화값이 달러당 104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금리=주요국 중앙은행은 새해에도 기준금리를 매우 낮은 수준으로 유지할 전망이다. Fed는 2023년까지 사실상 제로금리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내비쳤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인 연 0.5%다. 정부와 가계의 빚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한은이 섣불리 기준금리를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가계 빚(가계대출+판매신용)은 1682조1000억원에 달했다. 영국의 옥스퍼드 경제연구소는 만일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최악의 상황으로 간다면 한은이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다만 기준금리와 별도로 시장금리는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시장금리의 지표가 되는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31일 연 0.976%에 마감했다. 지난해 최저치(연 0.795%)와 비교하면 0.181%포인트 올랐다. 올해 경제 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서고 물가 상승률도 높아질 것이란 전망은 시장금리의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
하현옥·황의영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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