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미확정 라임펀드 첫 분쟁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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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이 판매한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이 손해액의 60~70%까지 배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30일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를 개최해 KB증권의 라임펀드 불완전판매 등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에 대해 기본배상비율을 60%로 적용하기로 결정했다고 31일 밝혔다.
KB증권은 지난해 1월부터 3월까지 '라임 AI스타 1.5Y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1~3호'를 판매했다. 판매 규모는 580억원, 119개 계좌다.
분조위는 투자자의 투자 성향을 확인하지 않고 펀드 가입이 결정된 이후 '공격투자형'으로 사실과 다르게 변경한 점이 적합성원칙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또 총수익스와프(TRS) 위험성을 알리지 않고 초고위험 상품을 오히려 안전한 펀드라고 설명한 점에 대해서는 설명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봤다. TRS는 투자금의 일정 배수를 차입해 운용 규모를 확대하는 계약으로 레버리지 비율만큼 손실률도 커진다.
더불어 분조위는 KB증권이 TRS 제공사이자 펀드 판매사로 상품 판매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 노력을 소홀히 했다고 판단했다. KB증권은 TRS 한도가 모두 소진됐음에도 해당 펀드에 별도로 한도를 부여하고 TRS 레버리지 비율도 확대해 전액 손실을 초래했다.
이에 따라 분조위는 최종 배상비율을 60~70%로 정했다. 우선 영업점 판매직원의 적합성원칙과 설명의무 위반에 대해서는 기존 분쟁조정 사례와 동일하게 30%가 적용됐다. 지난 2014년 동양 기업어음(CP)·회사채 사태와 2018년 KT-ENS 신탁 사태, 지난해 12월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당시 배상비율이 고려됐다.
여기에 본점 차원의 투자자 보호 소홀 책임, 초고위험성 상품 특성을 고려한 배상비율 30%가 가산됐다.
특히 판매사로서의 책임가중사유와 투자자의 자기 책임 사유 등도 배상비율에 반영됐다. 예를 들어 고령 투자자 및 계약 서류가 부실한 경우에 대해서는 배상비율을 높여 상품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 60대 주부나 고령자에게는 배상비율을 높여 70%까지 배상받도록 했다. 다만 법인 투자자의 경우 배상비율이 차감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KB증권은 TRS 제공사이자 펀드 판매사였기 때문에 더욱 강화된 투자자 보호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면서 "이를 소홀히 하면서 고액·다수의 피해자를 발생시킨 책임을 고려해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보다 높은 수준으로 기본배상비율을 책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분쟁조정은 아직 손실규모가 확정되지 않은 라임펀드 피해자에 대한 구제가 늦어진다는 판단에 따라 추진됐다. 원칙적으로는 펀드 환매 또는 청산으로 손해규모가 확정돼야 배상을 추진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라임펀드의 경우 손해규모가 확정되는데 장기간이 소요될 수 있어 판매사가 사후정산 방식에 동의할 경우 추정손해액을 기준으로 분쟁조정을 추진하는 방식으로 KB증권이 가장 먼저 동의를 표명해 분쟁조정이 진행됐다.
이번 분쟁조정 결과는 KB증권과 피해자가 20일 내에 조정안을 수락할 경우 조정이 성립된다. 다만 라임펀드 관련 향후 수사 또는 재판 결과에 따라 계약 취소 등으로 배상안이 재조정될 수 있다.
문지훈 기자 jhmoo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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