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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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이 호남에 기반을 둔 중견기업과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다. 다만 2000억원이 넘는 이스타항공의 부채와 미지급 임금 등이 인수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해 최종 계약 성사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경영진은 지난 24일 임직원 간담회를 열고 인수합병 진행 과정을 공유했다. 이 자리에서 회사 측은 모 중견기업과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며 해당 기업의 결정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가까운 시일 내 협상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양측이 일부 이견을 조정 중”이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 인수를 타진하는 중견기업은 매각 주관사인 흥국증권, 율촌, 안진 등을 통해서가 아닌 이스타항공에 직접 인수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하지만 인수 후보 기업이 체불 임금, 유류비, 운영비 등 2400억원에 달하는 미지급금에 부담을 느끼는 데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항공업황 개선 속도 등을 두고 인수 여부를 고심하면서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
만약 인수가 결정되면 이스타항공과 인수자 측은 업무협약(MOU) 등을 거쳐 법정관리를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인수자의 자금 수혈을 통해 운항증명(AOC)을 재취득하고, 운항 재개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항공업계에선 이스타항공이 운항을 재개하더라도 당장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단 코로나19 여파로 이스타항공을 비롯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이스타항공 사태 해결 촉구 공대위 관계자들이 이스타항공 부당해고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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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봉합되지 않은 노사 갈등도 인수의 걸림돌이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10월 직원 605명을 정리해고 했다. 이 중 44명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ㆍ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제기했다.
여기에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무소속 의원을 둘러싼 정치적 리스크를 떠안아야 한다는 점도 인수자에겐 부담이다. 여야와 이스타항공 노조, 시민단체 등은 창업주인 이 의원과 정부가 대량 해고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내년 1월 초 현 경영진과 창업주인 이 의원의 딸이자 이스타항공 이사였던 이수지씨 등을 배임 혐의로 고발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국내 5~6위권 항공사였던 이스타항공은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을 추진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황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지난 7월 인수가 무산된 바 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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