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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자영업자는 일요일이 두렵다…'거리두기 희망고문' 한달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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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올린 8일 경기도 수원국민체육센터 내 배드민턴장에서 수원도시공사 직원들이 시설을 정리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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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2일,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12월 6일,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두 날의 공통점은 모두 일요일 오후에 결과를 발표했다는 점이다. 역시 일요일인 27일도 마찬가지였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오후 회의를 열어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거리두기를 3단계로 올릴지 관심을 모았지만, 결국 그대로였다. 자영업자들은 이날 오후 긴장한 채 거리두기 단계 조정 발표를 지켜봤다. 정부 발표가 생계와 직결돼서다.

"'예측 불가' 거리두기에 생계 달렸다"

한가로워야 할 일요일 오후에 가장 긴장하는 이들이 있다. 매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발표를 지켜보는 자영업자다. 서울에서 코트 2개 크기 실내테니스장을 운영하는 서모(32)씨는 이날 오후 내내 인터넷 포털 검색창을 '새로 고침' 했다. 거리두기 발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서씨는 “정부 발표가 정확히 언제, 어떻게 나는지 전혀 알지 못해 기사 검색창만 들여다봤다”며 “예측 자체가 안 되니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정부의 입만 바라보게 된다”고 말했다.

서씨의 실내 테니스장은 지난 8일부터 운영을 중단했다. 수도권 거리두기를 2.5단계로 올리자 실내체육시설 집합금지 명령을 받았다. 당시 발표도 일요일인 6일이었다.



"2주라더니 벌써 1달째 연장"



당초 거리두기 2.5단계 조치는 28일 자정을 기해 종료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예정일에 종료하지 않고 연장하거나 오히려 단계를 올리는 일이 반복됐다. 자영업자가 일요일 발표에 유독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서울 마포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30)씨는 “몇 주 단위로 거리두기를 조금씩 조정해가면서 발표하니 ‘희망 고문’을 당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22일 방역 당국은 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 상향을 발표하면서 카페 내 음료 섭취를 전면 금지했다. 당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24일부터 2주간 2단계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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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서울 시내 한 카페가 내부 의자를 치워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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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처음 발표 때 2주라고 해서 그동안만 버티자는 생각으로 견뎠는데 벌써 1달이 더 지났다”며 “매주 정부 발표를 기다리며 불안에 떠는 것보다는 예측할 수 있는 원칙이 확실히 있었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자영업자들은 “사전에 주는 정보 없이 정부가 발표하고 며칠 뒤부터 거리두기 조정안을 시행한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 서초구에서 PC방을 운영하는 김모(37)씨는 “음료와 각종 식품을 얼마나 들여놓을지, 컴퓨터 점검을 언제 할지 등을 미리 결정해야 하는데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며 “거리두기 발표 이후 며칠 안 지나 바로 시행하니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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