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23일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아픈 현실, 어려움에 대해서 깊이 파악하지 못 하고 마음의 큰 상처를 드린 점은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 발언 두고 야당 뭇매 이어져
[더팩트|윤정원 기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는 예상했듯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와 관련한 야당의 폭격이 이어졌다. 지난 2016년 6월 변창흠 후보자는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승강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김 군이 홀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사망한 사고를 두고 "걔가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사당에서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이헌승 국민의힘 위원은 "구의역 망자를 욕되게 했고 임대주택 주거민을 두고 '못 사는 사람들이 미쳤다고 밥을 사먹느냐'고 했다. 문제가 계속해 불거지자 내놓은 사과문은 달랑 세 줄이었다. 어제도 면피성 사과를 하고 돌아갔다. 구의역 사망 희생한 김군과 유가족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 형식적 인사는 맞지 않는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인사청문회 하루 전날인 22일 오후 변 후보자는 국회 본청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12일째 단식농성 중인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와 산재피해 유족들에게 구의역 김군 망언과 관련해 사과한 상태다. 하지만 국민들은 '진정성 없는 사과'라며 오히려 더 비판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이날 김희국 국민의힘 의원 또한 "변 후보자는 이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다. 변 후보자는 국무위원으로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갖춰야할 최소한의 품격도 갖추지 못했다. 범칙금 납부와 관련해서도 본인도 '이런 일이 있는지 잘 몰랐다'고 했다. 변 후보자는 즉시 자진 사퇴를 해야 한다. 자진 사퇴할 용기가 없다면 변 후보자의 지명을 즉시 철회해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변 후보자가 지난 21일 국회에 제출한 사전 서면답변서에 따르면 변 후보자는 SH 사장 재임 시절인 2014년 11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5차례 차량 압류 통보를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대 교수 시절인 2006년부터 따지면 총 10차례다. 주정차 위반 과태료 미납에 따른 압류가 3회, 자동차세 미납과 환경개선부담금 미납에 따른 압류가 각각 3회와 4회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변 후보자 장녀의 학업계획서를 예시로 들며 변 후보자를 일갈했다. 김상훈 의원은 "후보자의 장녀 되는 분은 중학교 시절을 외국에서 보내다가 한국으로 들어와 특목고에 진학했다. 특목고 학업계획서를 보면 환경정의시민연대 청소년폭력예방재단(현 푸른나무재단), 방배유스센터 등에서 봉사활동을 했다고 돼 있다"며 말을 이어갔다.
그는 "공교롭게도 이 기관, 조직들은 후보자님이 몸담았거나 사모님께서 굉장히 밀접하게 인연을 맺고 있는 곳들이다. 여기서 봉사활동한 것을 학업계획서에 쓴 것은 일반적인 부모님이 자식들에게 만들어주기 어려운 모습이다. 내 자식 특목고에 넣을 때는 열심히 챙기면서 월 130만 원을 버는 남의 자식 절박한 근무환경은 도외시했다"고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오열하는 김 군의 어머니 음성까지 틀고 나섰다. 심상정 의원은 "어제 사과를 하러 갔으나 실제 김 군의 어머니와 친구들은 못 만나지 않았나. 스크린도어에 끼어 죽는 사고는 2013년, 2014년 계속 이어졌다. 관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데 비용 때문에 안 했고, 비용 절감 때문에 2인 1조 근무도 이뤄지지 않았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처참한 죽음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변 후보자는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아픈 현실, 어려움에 대해서 깊이 파악하지 못 하고 마음의 큰 상처를 드린 점은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답변했다. 변 후보자는 "국토교통부 장관이 된다면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무엇보다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을 시행하겠다. 과거 발언에 대한 제 인식을 반면교사로 삼아서 다시는 억울한 행정이 진행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garden@tf.co.kr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