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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코스닥 거래대금 2600兆]올 당근책도 없었는데…겨울잠 잊은 동학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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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규제완화책 낼 때마다

코스닥 거래대금 크게 늘어

2018년 첫 1000兆 돌파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금보령 기자]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이 급증하던 시기를 보면 정부의 각종 지원방안과 규제완화 등의 시기와 맞물린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후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내세웠는데 2018년부터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이 세 자릿수를 기록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특히 올해는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유동성으로 장을 끌어올렸다는 점이 특징이다. 내년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이 본격화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의 경제 정상화, 각국의 경기 부양책 등에 힘입어 내년 국내 증시는 '가보지 않았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12월 증시 조정에도 개인들은 매수로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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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때마다 들썩인 코스닥시장

과거 코스닥시장 거래대금 규모가 급격히 늘어났을 때는 1999년과 2005년, 2015년이었다. 1998년 출범한 김대중 정부는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 발표와 함께 벤처기업 육성 방안을 추진했다. 관련 벤처기업들의 자금줄인 코스닥시장은 활황을 보이며 거래대금이 1998년 1조원대에서 1999년 106조원대로 무려 100배가 늘었다. 2000년 3월 코스닥지수는 2834.40을 기록했는데, 이 당시 거래대금은 578조4900억원로 또다시 1년 만에 5배가 넘게 불었다.


2003년 벤처 거품이 꺼지고 규제가 강화되면서 155조원대로 쪼그라들었던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이 다시 증가한 것은 2005년 벤처기업 활성화 방안을 내놓은 노무현 정부 들어서다. 당시 코스닥지수는 380.33에서 754.97로 98.5% 상승했고 거래대금은 1년만에 446조원대로 늘었다.


2015년 이후에도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이 800조원대로 급증했는데 이때에는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 육성과 핀테크 지원 등을 발표한 시기다.


2018년과 2019년 코스닥 거래대금이 사상 처음 1000조원을 돌파하고 2년 연속 유지한 데에는 2017년 5월 출범한 문 정부가 모험자본을 육성해 창업기업을 유니콘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것을 목표로 코스닥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던 때와 일치한다. 이 덕분에 2018년 1월 30일 코스닥지수는 순항을 보이며 932.01까지 급등했다.


내년에는 문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돼 관련 수혜업체들을 중심으로 코스닥시장 내 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다. 올해 거래대금이 작년의 두 배를 돌파한 데 이어 내년에도 이러한 증가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코스닥시장서도 돋보인 개미의 힘

올 폭락증시에 몰린 개미들

13년만에 12월에도 순매수

영끌·빚투는 호황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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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참여는 '코스닥지수 1000' 시대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이른바 올해 '동학개미'의 힘은 코스닥시장에서도 돋보였다. 특히 국내 증시가 바닥을 쳤던 3월19일부터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닥 주식을 사들이며 반등에 힘을 보탰다. 3월19일부터 같은 달 31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238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각각 1688억원, 498억원어치 주식을 내다 파는 것에 맞선 셈이다. 3월19일 428.35로 저점을 찍었던 코스닥 지수는 31일 569.07로 32.85% 상승했다.


동학개미들은 코스닥 상승랠리가 이어진 지난 9일부터 21일 사이에도 3465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 코로나19 국면을 지나면서 개인 투자자들도 국내 증시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 규모도 꾸준히 늘었다. 연초 5조1400억원대였던 코스닥 시장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21일 9조6000억원대로 증가했다. 코스피시장 신용거래융자 잔고 9조7905억원과 비교하면 더 적은 수치지만 시가총액 규모를 비교해보면 코스닥시장의 빚투 비중이 더 큰 상황이다.


◆코스닥지수, 내년 1000 갈까

1월 지수상승 효과 매수세

내년 그린뉴딜 본격화

지수 1000 뚫을 수 있을지 기대감


올 12월에는 13년만에 개인의 수급 변화가 생기며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개인은 매년 12월만 되면 연말 양도소득세 대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코스닥시장에서 물량을 줄이는 데에 주력했다. 지난해 12월만해도 한 달 간 9000억원 넘게 팔아치우며 보유 주식수를 낮췄다. 그러나 올해는 이례적으로 12월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일부터 22일까지 개인은 코스닥시장에서 1조43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연초에는 코스닥지수가 상승하는 '1월 효과'에 기대하며 최근 증시 조정을 기회로 삼아 매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한국거래소도 코스피 3000, 코스닥 1000시대를 열어갈 시장 주도주 발굴과 육성에 힘을 쏟겠다고 밝히면서 내년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신임 이사장은 "미래 먹거리 산업을 선도할 유니콘 기업이 보다 쉽게 상장할 수 있도록 시장 평가와 성장성 중심으로 증시 진입요건을 조속히 개선하는한편 우량 기술기업이 코스닥에 상장되도록 코스닥 시장체계를 개편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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