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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연재] 아주경제 '아주 쉬운 뉴스 Q&A'

[아주 쉬운 뉴스 Q&A] ​정치권서 공방 중인 재정준칙,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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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잡이식 재정을 제어할 수 있는 장치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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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준칙 도입이 시급하다.”, “아니다. 아직 기다려야 한다.”, “기준이 허술해 꼼수에 불과하다.”

최근 정부와 국회에서 ‘재정준칙’을 두고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가 잇달아 나오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재정준칙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정치권에서는 생각이 다릅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세계 유행)으로 상황을 예측할 수 없는 만큼 재정준칙을 미뤄야 한다는 입장이며, 국민의힘에서는 기재부가 내건 기준이 허술하다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Q. 재정준칙이 정확이 무엇인가요?

A. 재정준칙이란 국가채무나 재정적자 등 국가 재정건전성 지표가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 규범을 말합니다. 마구잡이식의 재정을 제어할 수 있는 장치로, 재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 중 34개국이 도입했으며, 전 세계 90여개 국이 재정준칙을 두고 있습니다. 독일의 경우 헌법에 재정 운용 목표를 규정하고 구조적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0.35% 이내로 유지하도록 했으며, 프랑스는 법률에 재정준칙을 두고 구조적 재정적자를 GDP의 0.5% 이내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Q. 우리나라에서는 재정준칙을 도입하려고 하나요?

A. 국내에서도 재정준칙 도입의 필요성이 나오면서 기획재정부가 이를 마련했습니다. 앞서 2016년에도 정부 입법으로 재정준칙 도입을 추진했으나, 국회의 문턱을 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자 최근 기재부가 재정준칙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도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5일에는 한국형 재정준칙 도입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때 발표한 기재부의 한국형 재정준칙은 2025년부터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60%, 통합재정수지비율은 -3% 이내로 관리하며, 이를 넘길 경우 건전화 대책을 의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습니다. 두 가지 기준 중 하나가 기준치를 넘어도 다른 하나가 그에 해당하는 만큼 기준을 밑돌면 재정준칙 규제를 적용받지 않도록 설계됐죠. 즉 국가채무비율이 기준치를 넘어도 통합재정수지비율이 기준치보다 낮으면 충족된 것으로 보는 겁니다.

다만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경우와 인명 또는 재산의 피해 정도가 매우 크거나 사회적·경제적으로 영향이 광범위한 재난(대규모 재해)이 발생한 경우, 외환위기‧금융위기‧코로나19 위기에 준하는 성장·고용상의 충격이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등은 예외로 규정했습니다.

Q. 정치권 반응은 어떤가요?

A. 여야 모두 현재는 부정적입니다. 민주당은 필요하긴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재정준칙을 미뤄야 한다는 입장이고, 국민의힘에서는 ‘꼼수 준칙’이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측은 재정 지출 소요가 큰 상황에서 재정준칙을 도입하면 재정운용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매해 우리나라 예산은 갈수록 증가추세에 있습니다. 내년도 예산은 558조원으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방역 상황을 예측하기 힘든 만큼 재정준칙은 미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야당에서는 더 심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재정 건전성을 깨기 위한 꼼수 준칙이라는 것이죠. 현재 국가채무비율이 43.9%인데, 60%까지로 한도를 잡은 것은 빚을 더 내겠다는 취지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Q. 한국형 재정준칙의 문제점은 또 무엇이 있나요?

A. 이처럼 한국형 재정준칙은 필요성과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확장적 재정이 필요한 만큼 재정준칙이 시기상조라는 우려가 가장 큽니다. 또 유연하게 재정을 집행하기 위해 마련된 예외 사항의 기준이 모호하고, 재정준칙에 강제성이 없어 정권에 따라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시행 시기를 2025년으로 설정한 것 역시 차기 정부에 재정건전성 관리를 떠넘기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이유입니다.
황재희 기자 jhhwang@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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