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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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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매듭짓겠다"던 중대재해법…의총선 "과도한 법안" "기업에 가혹" 반대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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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더불어민주당은 17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관련한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선 민주당에서 발의된 3건의 중대재해법에 대한 격렬한 토론이 오갔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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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번 임시국회(다음 달 8일 폐회) 안에 매듭짓겠다”고 공언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수술대에 올랐다.

민주당은 17일 의원총회를 열고 이 법안을 둘러싼 핵심 쟁점과 각론에 대한 난상토론을 벌였다. ▶안전조치의무 위반과 산업재해 간 인과관계를 추정하는 조항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법 적용 유예 ▶ 담당 공무원 처벌 규정 등을 두고 당 내부에서 쏟아지는 논란과 이견을 정리하기 위한 자리였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중대재해법은 총 5건이다. 지난 6월11일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가 첫 법안을 내놓은 뒤로 민주당 박주민·이탄희·박범계 의원이 각각 안을 냈고 국민의힘에선 한국노총 부위원장 출신 임이자 의원이 유사한 명칭의 법안을 냈다.

이날 의총에선 21명의 의원이 발언을 신청했다. 특히 입증 책임 전환 조항이 뜨거운 감자였다. 최근 5년간 3회 이상의 안전조치의무 위반 이력있는 사업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사업주에게 형사 책임 있다고 추정하도록 설계된 조항이다. 이 조항에 따르면 검사가 혐의를 입증해야 하는 일반 범죄와 달리 사업주 및 경영책임자는 안전조치 의무를 다 했음에도 불구하고 불가피하게 사고가 났다는 점을 입증해야 처벌을 면할 수 있다. 이날 의총에 참석한 민주당의 한 의원은 “기업인들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방식이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인과관계 조항에 빗발친 지적 "과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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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해 처벌 강화 법안 비교.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율사 출신인 박주민·이탄희 의원의 법안에도 이같은 인과관계 추정(입증책임 전환) 조항이 포함돼 있다. 반면 박범계 의원은 다른 내용은 거의 같고 이 조항을 걷어낸 안을 내놓은 상태다. 무죄추정 원칙과 충돌하고 검사의 입증 책임을 과도하게 경감시킨다는 우려에서 낸 법안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이날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인과관계 추정 조항에 대해선 ‘과도한 게 아니냐’, ‘인과관계 추정은 하되 좀 절충된 방안을 찾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공무원 처벌 규정도 도마에 올랐다. 현재 박주민 의원 안에 따르면 주의 의무 위반으로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인허가와 감독 책임이 있는 공무원(중앙 행정기관의 장 또는 지방자치단체장)도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3000만~3억원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강은미 의원 안에선 1~15년의 징역형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 의총에선 “각 기관이나 지자체가 인·허가 자체에 굉장히 소극적으로 임하게 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관련 공무원까지 처벌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 등의 의견이 제기됐다고 한다.



"처벌 아닌 사고 예방에 초점 맞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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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4일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와 고(故) 김용균씨 모친 김미숙씨, 고(故) 이한빛 PD 부친 이용관씨가 함께하고 있는 단식농성장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중대재해법을) 최대한 압축적으로 심의하겠다"고 말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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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이 처벌이 아닌 예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특히 중소기업중앙회 출신의 비례대표인 김경만 의원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산업안전보건법 등과 연계될 경우 처벌이 이중·삼중으로 중복될 우려가 있다. 강력한 처벌에 앞서 중소기업 등에 중대재해를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는게 우선”이라는 취지의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은 이날 의총에서 나온 의견들을 토대로 향후 당 정책위원회와 담당 상임위인 법사위에 세부 조율에 맡기겠다는 방침이다. 백혜련 의원은 “중대재해법을 이번 회기 중에 처리한다는 점에는 공감대를 이뤘다”고 말했지만 지도부에 속하는 한 인사는 “법안에 허점이 너무 많지만 초반에 너무 적극적 반응을 보여 일이 꼬였다”며 “출구를 찾을 때까지 진통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우·김홍범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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