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속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들이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 특별법' 개정안 일방 처리에 반발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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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 특별법(아특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가 또 충돌했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들은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을 요청하며 법안 처리를 늦추려 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얼마 전까지 민주당 소속이던 이상직 무소속 의원을 야당 몫 안건조정위원으로 배정해 개정안을 일방 처리했다.
국민의힘 소속 문광위 위원들은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시아문화원 소속 직원 96명을 시험 없이 공무원으로 채용하는 규정이 포함되는 등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수적 우위를 앞세워 아특법을 단독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안건조정위원회를 통과한 아특법 개정안은 민주당 이병훈 의원(광주 동남을)이 대표 발의한 것으로, 사업비 5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개정안에는 ▶광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사업 유효기한 5년 연장 ▶법인인 아시아문화원을 해체해 국가기관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으로 통합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직속 기관으로 전환 ▶아시아문화원 직원 96명의 공무원 전환 같은 내용이 담겼다.
지역 숙원 사업인 만큼 광주에선 개정안 처리를 촉구해 왔다. 광주문화도시협의회는 15일 기자회견에서 “보수 정권 10년 동안 끊임없이 예산 낭비 사업으로 폄훼돼 문화전당 개관 5년이 넘도록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문화전당 정상화를 약속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기대를 걸었지만, 의지는 빈약했고 민주당의 존재감은 미미했다”고 주장했다.
광주시 동구에 위치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2018년 촬영한 모습이다. 프리랜서 장정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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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민주당은 아특법 처리를 공언했지만, 국민의힘은 “아시아문화원 직원을 시험도 없이 공무원으로 채용하는 건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정규직 전환 사태보다 더 심각한 공정성 문제를 초래한다”며 반대했고, 16일 안건조정위 구성을 요청하며 통과를 막으려 했다.
그러나 민주당 도종환 문체위원장은 3대 3 여야 동수로 구성되는 안건조정위의 야당 몫 위원으로 이상직 무소속 의원을 배정했다.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 의원은 지난 9월 임직원 대량해고와 임금 체불 등 논란이 일자 민주당을 탈당했지만, 문제가 해결되면 복당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안건조정위는 최장 90일까지 법안 처리를 지연시키며 이견을 조율하도록 한 상임위 내 이의 신청 기구지만, 위원 3분의 2(4명) 이상이 찬성하면 법안을 의결할 수 있다. 이상직 의원이 야당 몫 안건조정위원이 되면서 4대 2의 구도가 됐고, 아특법 개정안은 안건조정위 시작 40분 만에 표결에 들어갔고 그대로 통과됐다.
17일 국회에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 특별법' 개정안에 대한 안건조정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안건조정위는 최장 90일까지 법안에 대해 논의할 수 있지만, 이날 안건조정위는 40분 만에 표결을 통해 종결됐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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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앞서 8일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당시 지난 3월까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일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를 야당 몫 안건조정위원으로 배정하며 90분 만에 안건조정위를 끝냈다. 이번엔 문체위에서 같은 방식으로 야당이 반대하는 법안을 일방 처리한 것이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윤상현 무소속 의원이 문체위에 있는데도 사실상 민주당 소속인 이상직 의원을 안건조정위에 넣은 건 최악의 형태로 국회법과 절차를 위반한 것”이라며 “민주당이 파행으로 이끄는 국회의 미래가 암담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문체위 여당 간사인 박정 의원은 “윤 의원은 그동안 상임위 활동을 안 했기 때문에 안건조정위에서 심의를 담당하기 어렵다고 위원장이 판단한 것 같다”며 “이상직 의원이 민주당 출신인 건 상관없는 문제다.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말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16일 오전 광주 동구 전일빌딩 245 다목적강당에서 열린 아시아문화전당 운영 정상화를 위한 시민협의체 협약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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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민ㆍ하준호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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