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3월초 이후 최고치
관련 상품 20~40%대 수익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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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은모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승인이 가속화되면서 국제유가의 상승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자연스레 유가와 연동되는 상장지수상품(ETP)의 수익률도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1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날(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0.4%(0.20달러) 오른 47.8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10월말 저점(35.7달러) 이후 오름세를 타기 시작한 WTI는 지난 15일 배럴당 47달러선까지 상승했는데, 이는 지난 3월초(47.1달러) 이후 최고치다.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원유 선물과 연동되는 ETP의 수익률 역시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KBSTAR 미국S&P원유생산기업(합성H)은 전 거래일 대비 0.93% 오른 2705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이후 46.2% 올라 이 기간 코스피 수익률(22.3%)을 압도했다. 같은 기간 상장지수증권(ETN) 종목들도 30%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신한 브렌트원유 선물 ETN(H)이 32.5% 올랐고, 신한 WTI원유 선물 ETN(H)과 대신 WTI원유 선물 ETN(H)도 각각 31.4%, 29.9%의 수익률을 거뒀다.
최근 국제유가는 코로나19 재확산과 OPEC+(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10개 비회원국의 연합체)의 증산 결정에도 불구하고 백신 승인이 가속화되면서 상승 속도가 빨라졌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따른 향후 수요 개선 기대가 이어진 가운데 내년 1월 OPEC+의 증산 규모(일평균 50만 배럴)도 기존에 예정된 규모(일평균 190만 배럴)보다 작았기 때문이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WTI와 브렌트유 모두 근월물 가격이 원월물 가격을 상회하는 백워데이션이 발생하는 등 원유시장 내 수급 개선에 대한 기대는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기대와 현실 사이에 괴리가 존재해 향후 유가 상승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백신 개발로 원유의 수요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는 있겠지만 여전히 원유 수요에는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백신 개발 소식으로 단기적인 유가 변동성은 높아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완만하게 상승할 것"이라며 "백신 개발에도 불구하고 원유 수급이 개선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고, 신재생 에너지로의 산업구조 변화로 원유 수요 개선은 제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과 국제에너지기구(IEA), OPEC은 12월 에너지전망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세 기관 모두 내년 원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소폭 하향 조정했다. 이는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상용화에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고 선진국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재확산과 이에 따른 내년 상반기 원유 수요 불확실성을 반영한 결과였다.
수요 측면에서도 공급 확대 리스크가 존재한다. 내년 1월부터 OPEC+의 원유 공급량은 일일 50만 배럴 늘어날 계획이며 이란의 원유생산량도 증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란 정부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한 이후 원유 수출 제재 완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원유 생산을 단기간 내 최대치로 재개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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