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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에서 노숙인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는 김하종 신부가 외제차를 타고 무료급식을 받아 가려 한 모녀의 사연을 공개했습니다.
지난 12일 오후 5시쯤 김하종 신부는 자신의 SNS에 "오늘은 아주 괴로운 날이다. 화가 나고 어이없는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라며 무료 도시락을 나눠주다가 겪은 일을 소개했습니다.
김 신부에 따르면 이날 노숙인들이 모여 있던 성당 앞에 흰색 벤츠 차량이 멈춰 섰습니다. 김 신부는 "(차량에서) 할머니와 아주머니가 내렸다. 두 분은 태연하게 노숙인들 사이에 끼어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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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김 신부는 두 사람을 막아서고 "어떻게 오셨나. 따님도 계시고 좋은 차도 있으시기 때문에 여기 오시면 안 된다. 도시락이 모자란다"고 말했지만, 상대방은 도리어 "이분은 저희 어머니이시고, 여긴 공짜 밥 주는 곳이잖나. 왜 막으시냐"며 화를 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신부가 "안 된다. 도시락은 노숙인분들을 위한 것이다. 아주머니와 할머니 때문에 다른 분들이 먹지 못한다"고 재차 설명했음에도 모녀는 계속해서 도시락을 받아 가겠다며 고집을 꺾지 않았습니다.
김 신부는 "이분들의 행동은 자기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행동이고, 이분들의 말은 우리 친구들을 무시하고 배려하지 않는 말이다"라며 "특별히 요즘 같은 코로나 시기에, 우리가 '모두'를 생각한다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겠지만 '나'만 생각한다면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안타까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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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출신의 김 신부는 30년 전 빈첸시오 보르도라는 본명을 버리고 한국으로 귀화해 노숙인, 가출 청소년, 불우 아동 등을 돕는 사회복지법인 '안나의 집'을 이끌고 있습니다. 안나의 집 1층은 원래 노숙인들을 위한 식당으로 쓰였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식당 운영이 불가능해지자 대신 매일 650여 개의 도시락을 준비해 나눠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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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신부는 "30년 전 제가 처음 한국에 와서 가장 좋다고 느낀 것은 '우리'라는 문화다. 그러나 요즘에는 '나'라는 문화가 커지면서 자신만을 강조하는 개인주의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면서 "그것을 오늘의 일을 통해 봤기 때문에 너무 속상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이어 "스스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분들이 가져가는 도시락 하나가 그분들에게는 한 끼일지 모르지만, 노숙인 한 명에게는 마지막 식사일 수도 있다"고 거듭 호소했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사진='Vincenzo Bordo' 페이스북)
이서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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