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 대법원.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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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대법원이 텍사스주가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위스콘신, 미시간 등 4개 주(州)를 대상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이긴 주 대선 결과를 무효로 해달라며 지난 8일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고 CNN 등 현지 언론들이 1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로서 트럼프 측이 선거 불복→비상 절차 돌입→우위에 있는 주에서 별도 투표 등으로 끌고 가려 했던 불복 전략에 결정적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대선은 오는 14일 선거인단 투표를 앞두고 있다. 50개 주의 선거인단이 모여 대통령을 뽑는 방식이다. 각 주별로 선출한 선거인단은 AP통신 집계 기준으로 조 바이든이 306석, 도널드 트럼프가 232석이다. 트럼프는 당선권인 270석에서 38석이 모자란다. 당초 경합주였던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위스콘신 등에서 패배한 탓이다.
이번 소송은 주요 경합주인 이들 4곳의 선거 결과가 법원에 의해 무효 결정이 나오면 바이든 확보 선거인단이 270석 이하로 떨어진 것을 노렸다. 하지만 해당 4개주 법무장관들은 연방대법원에 “텍사스주의 소송은 헌법에 명시된 민주주의 원칙에 대한 모독이자 법적으로 결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소송 자체를 기각해줄 것을 요청한바 있다. 대법원은 텍사스주가 다른 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법적 권한이 없다며 소송을 기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원 결정 직후 트위터에 자신의 선거 캠프에서 만든 선거 부정 의혹 영상을 올렸으며, 이후 트위터 측에서 ‘가짜 선거 주장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는 문구를 붙였다. 바이든 캠프 측 마이클 그윈 신속대응팀 부팀장은 “민주적 절차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와 그 동지들의 공격을 대법원이 결단력 있고 빠르게 기각했다”고 환호했다.
연방대법원은 앞서 연방대법원은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제기한 펜실베이니아 우편투표 무효 신청도 지난 8일 기각한바 있다. 펜실베이니아주 대법원에 낸 소송에서 패배한 뒤, 연방대법원에 추가로 소를 제기했지만 기각됐다.
게다가 현 미국 연방대법원은 보수 6 대 진보 3의 구도지만 트럼프 측 소송이 연달아 기각됐다. 대법원 측은 구체적으로 몇 대 몇인지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보수 성향 폭스뉴스는 트럼프가 직접 임명한 닐 고서치, 브렛 캐버노,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정도만 인용에 찬성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소송을 제기한 텍사스주 법무장관 켄 팩스턴은 트럼프의 정치적 동지다. 팩스턴은 이번 결정에 대해 “불행하다”고 말했다. 팩스턴에 대해 로렌스 레식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의 행동은 법률가라기보다는 정치가로서 한 것”이라며 “어떤 법무장관도 이 소송이 이길거라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CNN방송은 기각 소식을 홈페이지 톱기사로 올리면서 “또 끝났다(It’s over again)”고 비꼬았다.
◇줄리아니 “투쟁 계속”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은 보수 성향 인터넷 매체 뉴스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트럼프 측 변호인단이 꾸준히 대선 불복 법적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불복 소송을 총괄하고 있는 그는 “이번 대법원 결정은 본안 소송(의 쟁점에) 근거해 기각한 것이 아니다”면서 “법원이 미국인들이 이 사안에 대해 (변론을) 듣기를 원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줄리아니는 “이제 사안을 대통령 본인 또는 일부 선거인 개인이 지방법원에 제기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해답”이라며 향후 법적 투쟁 전략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자신의 헌법적 권리가 침해된 선거인 등이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없다”면서 “우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나를 믿어달라”고 덧붙였다.
[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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