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효율 높은 인터넷은행 성장 지속"
4000~5000억 추가증자시 흑자전환 기대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카카오뱅크와 유사한 성장 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는 분석이 증권가에서 나왔다.
자본 규모 9500억원, 여신 평균잔액 10조원 수준에서 흑자전환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는 케이뱅크가 대출영업을 재개한 이후 처음 나온 증권가 리포트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도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인터넷 은행은 한계비용이 전통모델보다 낮고 추가 투입돼야 하는 물리적인 비용이 거의 없기 때문에 수익 성장에 따라 평균비용 절감에서 탁월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며 이 같이 분석했다.
올해 3분기 기준 케이뱅크의 자본 총계는 5240억원으로, 앞으로 4000억~5000억원 규모의 추가 증자를 받는다면 흑자전환 달성을 기대해 볼만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비용 효율성이 높은 인터넷 은행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자본이슈만 해결할 경우 수익을 내기 용이하다는 의미다.
김 연구원은 "3분기 (은행) 업종의 신용대출은 1분기말 대비 7% 증가한 데 비해 케이뱅크는 동기간 58%의 성장을 시현했다"며 "자본 이슈가 해결된 이상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임을 시사하는 속도"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그러면서 "자본확충 문제가 해결된 케이뱅크도 (카카오뱅크와) 유사한 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카카오뱅크는 자본총계 약 1조1500억원, 총여신 9670억원 수준이었던 지난해 1분기 첫 흑자를 달성했다.
영업확대 가속…3분기 여신 67%↑
케이뱅크는 올 7월 대출 재개 이후 가파른 속도로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3분기 말 여신 규모는 2조1060억원으로 전분기 말(1조2591억원) 대비 67% 증가했다. 업계 최초로 내놓은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은 출시 두 달여 만에 취급액이 1000억원을 넘기며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2분기 말 1조8454억원이었던 수신 규모는 3분기 말 2조6872억원으로 46% 불어났다. 3분기 말 예대율(잔액 기준)도 약 78% 수준으로 전분기 대비 10%포인트 증가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 여신이 증가해 예대율이 개선될 경우 순이자마진(NIM) 정상화로 연결될 것이란 전망이다. 3분기 기준 케이뱅크의 예대금리차(NIS)는 2.07%, NIM은 1.62%로 나타났으나 수익자산인 대출이 증가하면 이 격차가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비씨카드 출자여력 충분…KT 시너지 창출 기대
인터넷은행은 외형 성장과 인력 투입이 비례하는 구조가 아니라 인건비는 고정비 성격을 띄며 전산비 관련 감가상각비도 점차 감소한다. 여신 규모가 늘면 과거 신규대출 취급 제한에 따라 증가했던 연체율도 자산증가 효과로 희석돼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의 최대주주인 비씨카드는 현금성자산 약 4000억원, 금융자산 약 1800억원을 보유하고 있어 출자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비씨카드의 레버리지 배수는 3.1배로 규제 수준인 6배에 대비해 크게 여유가 있어 관계사 지분투자 확대가 본업에 미칠 영향도 적다.
KT그룹 계열사로 정식 편입되며 단수 제휴 상품 및 이벤트 출시가 아닌 고객 기반 활용 모객 등 체계적인 시너지 창출도 기대된다. KT그룹의 블록체인, 클라우드, 데이터 분석 지원도 보다 용이해져 비용 감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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