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과학·마키아벨리의 꿈
서로 생각이 다르고 삶의 지향점이 다른 사람들이 부대끼고 살아갈 때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에 대한 이야기다. '다양성 사회에서의 자유와 평등'이란 문제를 살펴본다. 홉스와 로크에서부터 롤스와 샌델에 이르기까지 사회사상가들의 논의를 통해 우리의 사회적 삶을 분석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한다.
저자는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제각기 불행하다'는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첫 구절은 현실 사회를 설명하는 데도 적절하다고 설명한다. 좋은 사회는 구성원이 함께 만족감을 누리지만, 불행한 사회는 개개인이 제각기 피해자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19세기 미국을 관찰한 토크빌은 "모두가 평등하다는 조건이 신분과 계급 같은 가장 큰 차이를 없애기 때문에 사람들은 아주 작은 차이에도 첨예한 반응을 하게 된다"고 분석한 것처럼 개인의 자유와 평등이 보장된 민주 사회일수록 이런 불만의 가능성이 크다고 저자는 전한다.
아울러 모두가 평등하다는 조건은 능력주의의 근거로도 이용된다. 이론적 평등과 달리 현실에 존재하는 불평등을 설명하는 길은 능력의 차이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능력에 따른 차별을 공정이라고 착각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런 역설들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현대의 자유주의적 평등 사회가 겪는 이런 병리적 상황에 착상해 현재 한국 사회가 겪는 문제를 '가치의 대립'이란 구도를 통해 들여다본다.
사월의책. 302쪽. 2만원.
▲ 광기와 우연의 역사 =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정상원 옮김.
오스트리아의 대표적 지성이자 저명한 전기 작가인 츠바이크의 대표작이다. 그의 전기들은 역사에 대한 깊은 통찰과 인물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로 인간의 내면을 깊이 탐색한다. 이 책에는 서양사의 획을 그은 인물과 이들이 만든 운명적인 순간들이 펼쳐진다. 주인공들은 고대 로마 공화정의 키케로에서 메흐메트 2세, 발보아, 헨델, 루제 드 릴, 웰링턴, 나폴레옹, 괴테, 서터, 도스토옙스키, 필드, 톨스토이, 스콧, 레닌, 윌슨 등이다.
이화북스. 388쪽. 1만6천500원.
▲ 행복의 과학 = 대니얼 카너먼·에드 디너·노르베르트 슈바르츠 지음. 임종기 옮김.
최신 과학 연구를 기반으로 '행복의 과학'에 이르는 설명을 제공한다. 세계적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을 비롯한 심리학, 사회심리학, 신경과학 분야의 권위자들이 인간의 쾌락, 고통, 만족 등을 이해하기 위한 광범위한 영역의 연구를 종합해 '쾌락 심리학'이란 새로운 분야의 핸드북으로 탄생시켰다.
쾌락 심리학은 삶을 유쾌하거나 불쾌하게 만드는 것에 관한 학문이며 만족에서 불만족에 이르는 모든 영역을 아우른다. 이 책은 주변부로 인식되던 쾌락론, 감정, 정서 등에 관한 기존 연구를 어엿한 연구 분야로 확정하고 쾌락 경험의 예시화로 하나의 통합적 관점을 제시한다.
아카넷. 1천240쪽. 6만5천원.
▲ 마키아벨리의 꿈 = 곽차섭 지음.
30여 년 동안 마키아벨리를 중심으로 근대 정치사상사를 전공해온 곽차섭 부산대 교수가 발표한 논문 12편을 묶은 책이다.
책에서는 '철학자 마키아벨리'라는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문제의식도 담았다. 젊은 시절 마키아벨리가 조우한 에피쿠로스-루크레티우스 철학의 수용을 다룬 부분은 종래 어떤 사상 유파에도 속하지 못해 '리얼리스트'일 뿐이었던 마키아벨리의 사상적 특이성을 해명해줄 실마리를 제공하려는 의도에서 썼다고 저자는 밝힌다.
아울러 '군주론'의 저술 동기와 의도는 신 군주 줄리아노가 교황 레오 10세의 후원 아래 신생국가의 군주가 될 것이라는 마키아벨리의 믿음을 제외하고는 적절히 해명될 수 없다고 본다. 따라서 이른바 아가토클레스의 역설에는 줄리아노에게 악행이 아니라 영광을 추구하라는 권고가 담긴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이런 의미에서 마키아벨리는 여전히 고전적 공화주의자로서 면모를 잃지 않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길. 338쪽. 2만8천원.
justdu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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