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니아 앙투아네트?…뜬금없는 백악관 테니스장 홍보에 눈총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7일(현지시간) 백악관 테니스장 완공 소식을 알렸다가 눈총을 받았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에 공포가 엄습할 때 안전모를 쓰고 테니스 경기장 설계도를 살펴보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비판받은 게 3월인데 코로나19가 무섭게 확산하는 시점에 굳이 완공 소식을 전한 것입니다.

멜라니아 여사는 성명을 내고 "백악관 테니스장의 완공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면서 "이 사적인 공간이 여가의 장소이자 미래의 대통령 가족들을 위한 모임의 장소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백악관을 본뜬 모양의 건물 옆으로 테니스 코트가 자리한 사진을 첨부했습니다.

테니스장 건설 프로젝트는 2018년 초부터 시작됐습니다.

멜라니아 여사는 지난 3월초엔 안전모를 쓰고 설계도를 살펴보는 사진을 트윗에 올리며 관심을 표명했습니다.

그러나 시점이 문제였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이 심상찮은 추세로 미국 국민에게 불안을 가중시키던 시점이라 눈치 없는 트윗이라는 비판이 쏟아진 것입니다.

멜라니아 여사는 당시 "내가 백악관에서 하는 일에 부정적으로 나오고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은 각자의 동네에서 생산적이고 좋은 일에 이바지하길 바란다"는 트윗으로 받아쳤습니다.

그렇게 문제가 됐던 테니스장이 완공되자 멜라니아 여사가 성명까지 내고 이를 홍보한 것입니다.

CNN방송은 "코로나19 확산 와중에 눈치 없는 홍보"라고 지적했습니다.

트위터에서는 멜라니아 여사를 '멜라니아 앙투아네트'라고 칭하는 트윗이 줄을 이었습니다.

한 이용자는 "음식을 구하려고 줄을 선 모든 시민이 새 백악관 테니스장 소식에 신이 났을 거다. 멜라니아 앙투아네트의 무심함에 감사드린다"고 조롱했습니다.

프랑스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는 백성의 궁핍을 외면하고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 이런 발언을 했는지는 불분명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백악관의 테니스 경기장은 대중이 접근할 수 없고 대통령 가족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농구를 좋아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원래 있던 테니스장을 농구 경기에 맞게 바꿔둔 상태였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유영규 기자(ykyo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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