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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조슈아 웡 13.5개월…‘홍콩 민주화’ 청년 3명 실형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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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일 홍콩에서 조슈아 웡(가운데 검은 옷)과 이반 람(맨 왼쪽)이 법정으로 향하는 교도소 버스로 걸어가고 있다. 홍콩/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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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민주화운동을 주도한 청년 3명이 불법집회를 조직하고 선동한 혐의 등으로 2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공영방송인 <홍콩방송>(RTHK) 보도를 보면, 홍콩 웨스트카오룽 치안법원은 이날 민주화운동가 조슈아 웡(24)에게 불법집회 조직·선동 혐의로 징역 13.5개월을 선고했다. 아그네스 초우(23)는 불법집회 선동·참가 혐의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고, 이반 람(26)도 같은 혐의로 징역 7개월을 선고받았다.

이들 3명은 ‘범죄인 인도 조례’(송환법) 반대 시위 초기인 지난해 6월21일 홍콩섬 중심가 완차이 지역에 자리한 경찰청사 앞 시위를 선동·조직하고, 불법시위임을 알고도 참여한 혐의 등으로 각각 기소됐다. 당시 경찰청 건물을 에워싼 수천명의 시위대는 송환법 즉각 철회와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한 사과,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한 것에 대한 철회 등을 요구하며 이튿날 새벽까지 시위를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가 주변 도로와 건물 출입구를 차단하고, 감시 카메라를 부수고 건물 벽에 낙서를 하기도 했다. 당시 시위는 지난해 7개월 동안 이어진 반정부 시위 중 가장 큰 시위로 꼽혔다.

이날 선고 공판에서 변호사들은 세 사람의 나이가 어리고 시위 도중 폭력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관대한 처분을 요청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들이 시위를 주도했으며, 경찰의 행정력을 방해하고 낭비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들 3명은 지난 6월 말 홍콩보안법 발효 직전 자진 해산한 홍콩 독립 성향의 청년 정치단체 데모시스토당의 지도부로 활동했다. 특히 웡과 초우는 10대 시절인 2014년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며 70여일 동안 이어진 ‘우산혁명’의 주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들은 지난달 23일 공판에서 혐의를 인정해 구류 처분을 받고 수감됐다. 이날 법원은 이들이 혐의를 인정한 것을 참작해 징역형 기간을 줄였다고 밝혔다.

웡은 선고 직후 지지자들을 향해 “내 앞에 놓인 길이 험난하다는 것을 알지만 나는 버틸 것”이라며 “힘내라”고 외쳤다. 웡과 람은 이전에도 징역형에 처해진 적이 있지만 초우는 처음이다. 초우는 이날 선고 뒤 눈물을 흘렸다.

한편, 웡은 이번 선고 외에 지난해 10월과 올해 6월 불법집회에 가담한 혐의로도 기소될 위기에 놓여 있다. 초우는 지난 8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석방됐으며, 유죄가 선고될 경우 종신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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