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확산 와중에 올해 편의점들은 덩치를 불린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증에 소상공인의 폐업이 줄을 잇는 가운데서도 그나마 편의점을 안정적인 창업으로 판단해 이를 선택하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자율협약으로 개점이 어려워지면서 지방 출점에 속도를 내고 있는 편의점 본사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이기도 하다. 다만 제 살 깎아먹기 경쟁에 점포당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점이 업계 전체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GS25와 CU(씨유),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3사의 총 점포 수는 3만 9557개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3만 7811개보다 1746개 늘어난 수치다.
산업부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이마트24와 미니스톱까지 포함할 경우 올해 점포 수는 더 크게 불어난다. 10월 기준 이마트24의 점포 수는 5215개로 올 들어 727개 늘며 작년 같은 기간(657개 순증)보다 70개 더 늘었다. 미니스톱은 올 들어 10곳의 매장을 늘리는 데 그쳐 작년 같은 기간 순증 점포수(38개)에는 못미친다.
이를 모두 합칠 경우 올해 늘어난 편의점 수는 2483개에 달한다. 작년 같은 기간 2403개에 비해 80개 더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19 여파에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줄줄이 폐업에 나선 것과 대비된다. 한국외식업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국 42만 회원 업소 중 2만9903개 업소가 폐업했고, 3919개 업소가 휴업에 들어갔다. 부동산114도 올해 2분기 서울시내 상가 수는 37만321곳으로 1분기(39만1499곳)보다 2만1178곳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중 음식업의 경우 절반인 1만40곳이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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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창업이 늘고 있는 것은 편의점이 위기에 강하다는 점이 배경이 됐다. 취업이 어려워지고 외식업 등의 폐업은 늘고 있지만 대기업의 안정적인 시스템 아래 독자적인 경영 노하우가 크게 필요치 않다는 점에서 편의점 창업은 도전해볼 만한 사업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편의점은 다른 업종 ㄷ비 상대적으로 창업비가 적다는 점도 장점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CU의 작년 가맹사업자 부담금은 7279만 원인데, 가맹비와 보증금, 인테리어비 등을 대부분 본사가 지원해 실제 드는 금액은 2000만 원대로 떨어진다. GS25와 세븐일레븐도 각각 7270만 원과 5242만 원이다.
이에 비해 교촌치킨은 1억608만 원이며, BBQ는 1억2718만 원, 커피전문점 이디야는 1억2490만 원이 필요하다.
코로나19 확산에 배달서비스로 발빠르게 대처한 점도 매력적인 요소다. 편의점들은 요기요를 비롯해 네이버와 카카오톡 주문하기 등과 손잡고 배달을 확대하고 있다. CU는 요기요 5800점 입점은 물론 최근에는 위메프오도 입점해 배달주문 플랫폼을 확대하고 있다. GS25 역시 최근 ‘카카오톡 주문하기’에 서비스 6개월 만에 입점 점포 수를 5000개로 확대했다.
편의점 창업 수요는 본사들의 지방 점포 확대 전략과도 맞아떨어진다. 지난해 공정위의 자율 협약에 따라 편의점들은 자체적으로 신규 출점을 담배 소매인 지정 거리를 따르기로 했다. 문제는 각 지자체마다 각각 담배 소배인 지정 거리가 다르다는 점이다. 서울의 경우 100m를 따르고 있지만, 지방 권역의 대부분은 50m다.
하지만 지난해 제주도에 이어 올해 4월 경기도와 충남 아산 등이 100m로 권고하면서 전국적으로 지정거리가 확대되는 추세다. 편의점 본사로서는 지자체가 담배 소매인 거리를 확대하기 전에 경쟁력 좋은 상권에 미리 점포를 늘려놔야 해 지방 공략에 한창이다.
이런 이유로 올해 초 CU와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는 2208세대의 일산 원시티 킨텍스 아파트 단지 내에 편의점 7개를 과밀 출점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전국적으로 보면 포화상태인 편의점의 지속적인 출점으로 기존 가맹점주는 매출이 떨어져 속앓이를 하고 있다. 2018년만 해도 1~10월까지 편의점 3사의 점포당 매출은 월 평균 5201만 원이었으나 지난해 5176만 원으로 떨어졌다. 매출 상위권인 GS25 점포의 2018년 월평균 매출은 5600만 원에서 작년 5543만 원으로 주춤했고, CU도 4942만 원에서 4915만 원으로 뒷걸음질했다.
올해는 같은 기간 평균 4993만 원으로 4000만 원대로 주저앉았다. 월 평균 점포당 매출액 증감율은 지난해 -1~-2% 수준에서 올해는 -3~-4%대로 확대됐다. 편의점 본사 관계자는 “코로나19에 유동인구가 줄면서 유흥가나 학원가 점포 매출이 부진했고, 최근에는 지방 점포가 늘다 보니 영향을 미쳤다”라고 말했다.
한 편의점 가맹점주는 “코로나19 장기화로 학원가나 유흥가 등의 점포는 죽을 맛”이라며 “본사는 점포 확대에만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가맹점 지원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투데이/남주현 기자(jooh@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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