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6 (토)

이슈 책에서 세상의 지혜를

“개인 또는 주체 개념 끝나…'모방'이 인간 행동 결정”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따끈따끈 새책] ‘세 번째 뇌’…모방 욕망에 숨겨진 관계 심리학

머니투데이

지금까지 심리학은 개인이나 주체 같은 자아에 주목했다. 타자를 통한 자아 보기는 선택일 수는 있어도 필연의 수순은 아니었던 셈. 정신과 의사인 이 책의 저자는 타인과의 관계에 중심을 둔 세 번째 뇌에 집중한다.

“인간은 타인의 움직임뿐 아니라 그 목적과 의도, 욕망까지도 모방한다”는 논리에 근거를 둔 것이다.

저자의 논리는 1990년대 발견한 거울신경세포에 의지한다. 그간 심리학계와 정신의학계에서는 인지와 사고를 관장하는 대뇌피질과 감정과 감성을 관장하는 대뇌변연계의 상호작용에 따라서 인간의 심리를 설명해왔다.

하지만 르네 지라르의 모방 이론을 오랫동안 천착해온 저자는 인간 심리 현상에서 관계와 상호성, 모방 같은 변수의 역할에 주목하고 대뇌피질을 ‘첫 번째 뇌’, 대뇌변연계를 ‘두 번째 뇌’, 거울신경세포를 ‘세 번째 뇌’라고 명명했다.

특히 세 번째 뇌의 활동이 첫 번째 뇌와 두 번째 뇌의 활동에 관여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세 번째 뇌가 세상에 가장 늦게 알려졌지만, 작동 순서는 가장 먼저라는 것의 그의 주장이다.

거울신경세포는 상대방의 특정 움직임을 관찰할 때와 그것을 따라 할 때 활성화하는 데, 이론 인해 인간은 타인의 행동을 모방하고 그 의도를 파악하며 타인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자아 간 심리학’이라는 개념도 만들었다. 개인이나 주체 개념에 의존하던 기존의 심리학을 ‘모방 관계’나 ‘자아 사이의 관계’를 중심에 둔 새로운 심리학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신념의 발로였다.

자아 간 심리학에서 자아는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존재하는 ‘나’다. 같은 ‘나’라도 관계에 따라 여러 명의 ‘나’로 있을 수 있으며 그래서 심리학의 연구 대상은 개인이 아닌 ‘관계’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모방과 관계의 탐구를 통해 자신과 타인의 욕망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무차별적인 경쟁이 지배하는 현대사회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우리는 태어난 이상 타인과 관계를 맺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세 번째 뇌=장 미셸 우구를리앙 지음. 임명주 옮김. 나무의마음 펴냄. 296쪽/1만6000원.

김고금평 기자 danny@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