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열린 홍콩 민주화시위에 앞장 선 펀호추./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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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법원이 27일 민주화 시위중 경찰서에 계란을 투척한 남성에 징역 21개월을 선고했다고 홍콩 공영 방송 RTHK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징역형을 선고받은 인물은 시위대를 그리는 것으로 유명한 화가 펀호추(31)다. 그는 지난해 6월 21일 홍콩 경찰청 본부 건물에 계란을 투척했다. 경찰은 그에게 불법 집회 참가, 경찰 폭행 등 9건에 대해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재판장 위니 로 판사는 “계란은 대량살상 무기는 아니지만 이를 던진다는 것은 공권력을 무시하고 사회를 위험에 빠트리는 행위”라며 “계란의 노른자와 껍질이 경찰청 건물의 손잡이 등 외관을 더럽혔을 뿐만 아니라 근처에 있던 에스컬레이터에 손상을 입혔을 수 있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이는 최근 홍콩 사법부가 중국에 반발하는 시위대에게 내린 판결 가운데 가장 무거운 형량이다.
계란을 던졌다고 홍콩 시위대에 21개월형을 선고한 재판부를 조롱하는 한 네티즌이 트위터에 계란 사진을 올렸다./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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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은 “홍콩의 사법부는 중국과 달리 정부로부터 독립돼 있어 그동안 찬사를 받아왔지만,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대부분의 판결에서 반대 의견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홍콩 사법부가 (중국에 의해) 정치화되는 징후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 7월 홍콩 국가보안법이 시행되면서 홍콩 사법부에 기소되는 건수 자체가 많아졌을 뿐만 아니라 형량 강화에 대한 요구도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홍콩변호사협회는 “사법부에 대한 비이성적이고 무자비한 공격을 규탄한다”며 “언론은 사법부의 정치적 신념에 대한 추측을 중단하라”고 했다. 온라인에서도 이번 판결에 대한 비판과 조롱이 잇따르고 있다. 한 네티즌은 “판사가 노른자가 위기를 가져와 징역형을 내렸다는데, 계란이 그렇게 위험한 줄 몰랐다”며 계란 사진을 올렸다.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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