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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 텃밭’ 조지아주 이변 주역은 아시아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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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유권자 20년간 2배 증가

28년 만에 민주당 승리 이끌어

2021년 상원 결선투표 영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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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추수감사절을 하루 앞둔 25일(현지시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퀸 시어터' 극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윌밍턴=AP연합뉴스


공화당 아성인 미국 남부 조지아주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신승을 거둔 배경으로 아시아계의 부상이 꼽힌다고 뉴욕타임스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이든은 조지아주 내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고 아시아계 이민자가 가장 많이 모여 사는 그위넷카운티에서 18.22%포인트(7만5414표) 차로 이겼다. 조지아 전체에서 바이든과 트럼프의 표차가 0.25%포인트(1만2670표)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곳에서의 승리가 28년 만에 조지아 선거인단을 민주당 후보가 가져가는 결정타였던 셈이다. 이곳에서는 2016년 대선 때에도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이겼지만, 당시에는 5.88%포인트(1만9164표) 차에 그쳤었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미국 전역의 아시아계 유권자 수는 2배 이상 늘었다. 미국 내 주요 인종 그룹 중에서 가장 빠른 증가세다. 조지아주에서는 그 비율이 2016년 1.6%에서 올해 2.5%까지 증가했다. 그위넷카운티는 인구의 12%가량이 아시아계로 분류된다.

아시아계가 원래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하지는 않았다. 공산 통치를 피해 이주한 베트남계 등 이민 1세대는 오히려 공화당에 기울어진 편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교육을 받으며 자란 2세대가 늘면서 분위기는 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파키스탄 출신 말리하 자베드(24)는 정치에 관심이 없었지만, 특정 무슬림 국가 출신의 미국 입국을 제한하는 조치와 불법이민가족 분리정책을 경험하면서 지난 3일 생애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했다. 현재 임신 중인 그는 “아이가 자라기에 더 좋은 나라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바이든을 찍었다”고 했다. 50대 한국계 IT 노동자는 “공화당을 지지하고 싶으나 지금 그들은 미쳤다”며 트럼프가 경제는 잘 관리했지만 코로나19 대처는 끔찍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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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전역 재검표를 위해 투표지를 분류하고 있는 선거 관리원들. 애틀란타=AP연합뉴스


이민자들을 정치적으로 조직하려는 자체 노력도 활발하다. 시민단체에서 활동 중인 제임스 우(35)는 “내가 자라면서 겪은 차별을 자식에게는 물려주고 싶지 않다”며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아시아계가 조지아주 공직에 선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3년 단 2명뿐이었던 아시아계 주의원은 이제 6명으로 늘었다.

내년 1월5일 조지아주 상원 결선투표에도 아시아계의 선택이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현재 상원 100석은 현재 민주당 48석, 공화당 50석으로 재편돼 조지아에 걸린 2석의 향방이 상원 주도권을 좌우한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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