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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한국 CPTPP 참여, 美 복귀 때까지 기다릴 필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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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틀러 前 미 무역대표부 부대표

조선일보

미국의 통상 분야 베테랑 외교관인 웬디 커틀러. 한미 FTA 협상 당시 미국 측 협상 대표였으며, 오바마 정부의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TPP)의 설계자이기도 했다. TPP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탈퇴해버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 교체를 앞두고 트럼프 시대의 대중(對中) 압박 정책이 지속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이든 측의 정책 방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웬디 커틀러 전 미 무역대표부 부대표는 24일(현지 시각) 본지 인터뷰에서 “중국의 불공정 무역 행위에 미국과 한국 등 동맹들이 강력히 연대해 맞설 때”라고 했다.

커틀러는 최근 출범한 중국 주도의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CEP)에 대해 “RCEP은 지난 수년간 아시아에서 미국의 후퇴가 낳은 중국의 부상을 상징한다”면서 “트럼프 정부는 무역 전쟁 등 거친 레토릭을 내세웠지만, 중국을 포위하고 공정한 규칙을 발효시키는 실질적 성과는 내지 못했다. 바이든 정부는 동맹과 협력해 예측 가능하면서도 강력한 통상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의 높아진 입지에도 불구, 불공정 행위에 대한 의구심이 많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호주의 코로나 진원 조사에 보복해 호주산 물품 수입을 금지한 것이나,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해 중국이 보복 무역 조치를 취한 것을 들어 “자유무역 정신 훼손에 대한 강력한 다자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커틀러는 2006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시 미국 대표였으며, 오바마 정권 때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TPP)을 설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즉시 TPP(현 CPTPP)를 탈퇴했다.

커틀러는 그러나 바이든 정부 출범 즉시 RCEP에 맞서는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에 복귀할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그는 “미 중산층은 자유무역으로 피해를 봤다는 정서가 크고, 바이든도 당분간 국내 문제에 전념해야 하는 게 사실”이라며 “바이든은 당장 다자 무역 체제 복귀보다는 동맹과 함께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맞서는 일부터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RCEP 가입 후 CPTPP 참여가 문제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선 “두 체제는 상호 충돌하지 않는다. CPTPP 가입 11국 중 7국이 RCEP에도 가입돼 있다. 양쪽 모두에 큰 기회가 있다”면서 “미국은 신중하게 TPP에 복귀할 것이며, 한국은 미국이 움직일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했다.

[뉴욕=정시행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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