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4월 최종안 나온 뒤 내년 2분기 접종 시작할듯
지난 6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소웨토 지역에서 한 임상시험 참가자가 영국 옥스퍼드대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투여받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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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 코로나19 백신 개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국내에서는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화이자와 모더나보다 앞서 첫 접종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누가 먼저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자가 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25일 정부 및 제약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후보 ‘AZD1222’의 전임상 시험자료를 사전 검토하고 있다. 옥스퍼드대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은 임상 3상 시험 초기 데이터 분석 결과 평균 70%의 면역 효과를 보였다. 백신 투약 방법에 따라서는 효과가 90%까지 올라간 것으로 아스트라제네카는 발표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보건복지부, SK바이오사이언스와 백신공급을 위한 3자 협력의향서를 체결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하는 코로나19 백신이 임상시험을 통과하면 국내에 조기 공급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이 국내 허가를 받아도 남은 과제가 있다. 전체 국민 중 접종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지난 19일 열린 국제보건의료재단 포럼에서 "내년 1분기에 (코로나19) 백신이 손에 쥐어질 수 있다. 내년 2분기에는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접종 우선순위는 접종요원과 의료요원, 65세 이상이 될 가능성이 있고 나머지 연령층은 시간이 좀 더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의 효능이 입증됐지만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라면 고위험군에겐 위험 요소가 크다. 기모란 질병관리청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위원(국립암센터 교수)은 "백신을 누가 먼저 맞을 것인지 여부에 대한 논의는 이제 막 시작 단계에 있다. 다른 나라에서도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이 치열한 논의 중에 있다"면서 "백신이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얼마의 확률로 예방할 수 있는지, 중증으로 악화될 수 있는 기저질환자(지병) 및 노인 등 고위험군이 접종 시 예방 효과가 얼마나 높은지 등을 따져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신종플루 유행 당시에는 어린이 등이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어린 아이부터 접종을 시작했으나 코로나19의 특성을 볼 때는 면역력이 약한 고령자나 만성질환자 등이 우선순위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통상 백신 접종에는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우리 방역당국은 신종플루 감염병 대응 과정에서 백신 접종 우선순위를 정해 시행한 전력이 있다. 2009년 10월 전 국민의 35%인 1716만명에 대한 신종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이 시작됐고, 당시 우선순위는 의료기관 종사자와 방역요원, 환자 접촉 가능성이 높은 일부 군인 등의 순으로 정했다. 이어 초중고 학생, 6개월∼만 6세 및 임신부, 노인 및 만성질환자 순으로 접종이 이뤄졌다. 신종플루 백신 접종 순서는 예방접종심의위원회를 통해 감염위험성과 전염차단 효과가 큰 순서로 결정됐다. 노인의 접종순위가 뒤로 밀린 이유다.
코로나19 백신의 특성과 접종 조건에도 주목해야 한다. 기 교수는 "일부 코로나19 백신의 경우엔 새로운 플랫폼 방식의 백신이기에 여러 위험요소가 따른다. 2번 맞아야 효과가 있는 백신도 있다"면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그 뒤에 화이자 백신을 추가로 맞아도 되는지 등도 고려해 접종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 교수는 "백신은 안전성 등에 대한 잠재 위험 요소가 따른다"고 했다.
백신을 접종해도 항체가 얼마나 지속될 지, 고위험군에게 치명적 부작용이 없는지도 검토해야 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모든 의약품에는 부작용이 따르는데, 이득과 위험 요소를 따져 더 나은 선택을 한다"면서 "중증 고위험군의 경우 코로나 바이러스에 노출될 경우 사망 위험이 급격히 올라간다. 80대는 사망률이 20%에 달한다. 백신을 맞는 것이 맞지 않는 것보다 더 나은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연내 국내 인구의 60%인 3000만명에게 접종할 백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계획대로 연내 임상 3상을 마무리하고 정부 선구매 협상과 식약처 승인이 이뤄지면 내년 봄에는 국내에 코로나19 백신이 공급될 것으로 내다본다. 정부는 백신 접종 시작 시기를 내년 4~6월로 예상한다.
기모란 교수는 "국내에서도 (코로나19 백신을) 먼저 도입한 국가 사례 등을 고려해 코로나19 백신 분과위원회, 예방접종전문위원회 논의를 거쳐 거쳐 늦어도 내년 3~4월 백신 접종 우선순위에 대한 최종안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서울 아산병원에서 입원 예정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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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서 기자(pand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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