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4일 서울 중구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마련된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상담 창구. 4차 추가경정예산이 통과되면서 정부는 특수고용직·프리랜서, 아동 돌봄 등에 대한 지원금을 이날부터 지급하기 시작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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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3차 유행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추가적인 경기위축과 취약계층의 생계위기 심화가 우려되면서 3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재정적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연말 예산정국과 맞물린 여야의 정치적 손익계산이 개입하면서 내년도 본예산에 편성하자는 야당과 본예산 처리 뒤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논의하자는 여당의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어차피 지출할 예산이면 긴급성의 원칙에 맞게 신속 편성하는 게 맞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지만, 재정당국은 당장 예산을 편성해도 1월 중순 이후에나 지급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3차 재난지원금 논의에 불을 붙인 쪽은 국민의힘이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을 발표한 23일 ‘내년도 본예산에 재난지원금 예산을 편성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필요하다면 추경안에 반영하자’는 입장이다. 야당의 본예산안 편성 주장에는, 재난지원금 의제를 선점하면서 재원 편성을 이유로 정부의 역점예산을 삭감하려는 정략이 개입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2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오늘부터 열리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조정소위원회 증액심사에서 코로나 극복을 위한 6대 민생예산 증액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제안한 재난지원금 예산은 3조6천여억원으로 코로나 3차 유행으로 직격탄을 맞은 택시, 실내체육시설, 피시방 등 피해 업종이 지급 대상이다. 문제는 재원 마련 방법이다. 국민의힘은 정부 여당의 중점예산인 ‘한국판 뉴딜사업’ 예산을 삭감해 재난지원금 재원으로 돌리자고 주장한다.
민주당은 3차 재난지원금 지급의 필요성엔 공감하면서도 2021년도 예산안과는 최대한 분리해서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선 예산안 처리, 후 재난지원금 논의’ 기조다.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에서 “(예산안 처리 시한까지 남아 있는) 일주일 안에 지원금 수요를 조사하고 금액과 지급 대상, 범위를 정하는 부분은 빨리 진행할 수 없다. 2일까지 (내년도 예산안 편성을) 빨리 마치고 지원금에 대해 논의해도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내년 예산안에 3차 재난지원금을 반영하자는 야당 주장에 호응할 경우 정부의 뉴딜 예산이나 의원들의 ‘지역구 관리’와 직결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깎이는 것이 불가피해진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3차 지원금 편성에 유보적이다. 빨리 지급하려면 본예산에 반영하는 게 현실적이지만, 이 역시 피해규모 산정이 선행되어야 하고, 집행에 따른 준비기간이 필요해 내년 1월 중순까지는 지급이 어렵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추경을 하더라도, 논의를 시작해 지급하는 데까지는 한달이 훨씬 더 걸린다”고 했다. 여당이 소극적 태도를 보이지만,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월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힌데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도 23일 ‘특별재난연대세법’을 발의하며 재난지원금 관련 논의에 힘을 보태고 있어 여당도 조만간 재난지원금에 대한 진전된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노지원 김미나 김원철 이경미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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