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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인공지능 1호박사` 개론서 썼다…"21세기 최대 문맹은 AI 까막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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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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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인공지능(AI)을 잘 쓰는 사람이 '승자'가 될 것입니다. AI를 활용하고자 하는 사업가, 정치인, 정부 관계자 등의 이해를 돕고자 책을 쓰게 됐습니다."

김진형 KAIST 명예교수(사진)가 AI 개론서를 펴냈다. 초심자를 상대로 강의하는 느낌으로 썼다는 이 책은 제목도 'AI 최강의 수업'이다. 아무 지식이 없는 일반인도 소화하는 데 무리가 없도록 썼다고 한다. 석학이 입문서를 쓰는 일은 드문 일이다. 국민들의 평균 AI 독해력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일반인 눈높이에 맞춰 썼지만 주 타깃층은 정책입안과 결정자들이다. 김 교수는 "이 책을 보고 정책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과거의 산업 구조에 매달리지 않고 미래지향적으로 정책이 세워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AI를 잘 이해하는 사람이 많이 나오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대학은 정원이 고정돼 있기 때문에 AI를 잘 이해할 수 있는 컴퓨터공학 전공자가 많이 나올 수 없다"며 "예를 들어 미국 스탠퍼드대는 약 150명이던 컴퓨터공학 전공자 수를 800명 수준까지 늘렸지만 서울대학교의 경우엔 아직 컴퓨터공학 전공자가 공대 정원의 7%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AI를 거론하지 않으면 대화가 되지 않을 정도로 자주 쓰이지만 정작 이해도는 낮은 현실을 그는 지적한다. 김 교수는 "일반 대중은 AI의 역할을 마치 요술처럼 생각하곤 한다"며 "역할을 과장하는 경우도 많아 인식 왜곡이 갈수록 심화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흥미를 돋우기 위해 알파고나 무인자동차 등 AI가 사용된 사례를 소개했다"며 "그리고 AI가 사용된 원리를 설명했는데, 이해가 쉽도록 복잡하고 어려운 수학적 내용은 모두 제외했다"고 덧붙였다.

AI로 혁신을 이끌 사람들은 AI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아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는 게 김 교수의 주장이다. 방향을 잘못 잡았을 때 초래될 시간과 비용 낭비가 자칫하면 글로벌 경쟁에서 패배하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른 첨단 분야일수록 시행착오 대가는 엄청나다.

아직 우리나라 기업들이 AI를 잘 활용하지 못하는 현실도 지적했다. 김 교수는 "물론 삼성과 같은 대기업은 AI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다"며 "하지만 일반 회사들은 아직 한참 못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AI 활용을 이끌어나갈 만한 인력이 없는 게 가장 큰 이유"라며 "AI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의 수를 늘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1호 AI 박사'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AI에 대한 개념 자체가 희박했던 수십 년 전 이 분야에 뛰어들어 평생 관련 연구를 해왔다. 30년간 AI에 대해 강의하며 100명 이상의 석사 및 박사를 배출했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 제자들을 가르쳐 온 경험을 바탕으로 내가 이해한 개념을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교과서를 분석하고 논문을 연구하는 것보다는 스스로의 경험을 책에 풀어냈다"고 설명했다.

[이종화 기자 / 사진 =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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