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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인공위성과 우주탐사

꿈 쏘아올린 ‘우주 택시'… ISS 체류 첫 흑인 비행사도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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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유인 우주선 발사

시험비행 이어 공식 완전임무비행

27시간 지구 돈 후 17일 ISS 도착

2021년 5월 임무 끝내고 지구 귀환

ISS 왕복 비용 좌석당 643억원

세계일보

“잘 다녀오겠습니다”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선 리질리언스를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향한 4명의 우주비행사들이 15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우주선에 탑승하기 전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섀넌 워커, 빅터 글로버, 마이크 홉킨스, 노구치 소이치. 미 항공우주국 제공,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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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세운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국제우주정거장(ISS)을 향해 유인 우주선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지난 5월 2명을 태운 시험비행에 이어 이번 공식 완전임무비행에도 성공한다면 민간 우주여행 시대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된다는 평가다.

스페이스X는 16일 오전 9시27분(현지시간 15일 오후 7시27분)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우주비행사 4명을 태운 우주선을 팰컨9 로켓에 실어 우주로 쏘아 올렸다. 코로나19 확산과 경기 침체, 인종차별 항의시위, 혼돈의 미 대선 등 올해 일어난 다양한 시련을 이겨내자는 의미에서 ‘리질리언스’(Resilience·회복력)라고 이름 붙인 이 우주선은 발사 후 27시간 동안 지구를 여섯 바퀴 돈 다음 17일 오후 1시(〃 16일 오후 11시)쯤 ISS에 도착할 예정이다.

‘크루 1’로 명명된 이번 임무는 미 항공우주국(NASA)과 스페이스X에 역사적 순간으로 남을 것이라고 CNN방송은 전했다. 스페이스X가 향후 정기적으로 우주인을 궤도에 올려놓는 데 필요한 공식 인증을 지난주 나사로부터 받은 후 첫 완전임무비행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2011년 자체 우주왕복선이 모두 퇴역한 뒤 ISS에 자국 우주인을 데려가려면 러시아의 소유스 우주왕복선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나사는 스페이스X 등과 상업용 우주선 프로그램 계약을 체결하고 새 우주선의 설계·개발·시험의 상당 부분을 민간에 넘겼다. 앞으로는 나사가 우주비행사 임무 수행이 필요할 때마다 민간 우주선을 ‘우주 택시’처럼 활용하게 되고, 스페이스X 등은 나사 우주인 말고도 민간 연구원이나 관광객을 태우고 우주여행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나사는 민간인이 ISS 왕복 여행 비용을 좌석당 5800만달러(약 643억원)로 책정한 바 있다. 미국이 소유스 우주왕복선을 이용할 때 지불한 8100만달러(897억원)의 4분의 3 가격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발사는 우주여행을 평범하고 일상적인 일로 만드는 중대한 발걸음”이라며 “미래에는 나사나 각국 정부가 만든 우주선이 아니더라도 충분한 돈만 있으면 티켓을 구매해 상업용 로켓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한때 괴짜 스타트업으로 여겨졌던 스페이스X에는 성인식을 치르는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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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만든 우주선 ‘리질리언스’(회복력)가 4명의 우주비행사를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보내는 미 항공우주국의 ‘크루 1’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15일 오후 7시27분(한국시간 16일 오전 9시27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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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탑승한 우주비행사는 나사 소속 선장 마이크 홉킨스(51), 해군 전투기 조종사 출신 빅터 글로버(44), 여성 물리학자 섀넌 워커(55),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소속 노구치 소이치(55) 4명이다. 이들은 6개월 동안 ISS에 머무르며 극미중력이 인간 심장 조직에 미치는 영향, 무중력 공간에서의 식물 재배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무 재배 등을 실험한 뒤 내년 5월 크루 2 비행사들과 임무를 교대하고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우주선이 ISS에 안착하면 글로버는 ISS에 체류하는 최초의 흑인 우주비행사가 된다. ISS 실험실 내 미국 인원은 7명으로 늘어난다.

이번 발사는 애초 14일로 계획됐으나, 허리케인 에타가 몰고 온 악천후로 하루 연기됐다. 머스크가 최근 코로나19에 걸리면서 이번 임무가 제대로 수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나사는 발사 필수인력의 감염 여부를 확인한 뒤 발사를 진행해도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날 머스크는 트위터에 하트 이모티콘을 올리며 발사 성공을 자축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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