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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빅히트 상장 한 달… 첫 1주일에 4600억 물린 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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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7거래일 동안 4600억원 순매수
상장 첫날 매수한 투자자가 가장 큰 손실

지난달 15일 직장인 이모(29)씨는 주식시장이 시작하자 공모주로 받은 빅히트 7주를 주당 34만원에 전량 매도했다. 이날은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거래가 처음 시작된 날이다. 이날 빅히트는 장중 35만1000원까지 상승했지만 결국 시초가보다 하락 마감했고 상장한 지 1개월이 지난 현재는 16만원대까지 하락한 상태다.

조선비즈가 한국거래소 자료를 토대로 한달 동안의 빅히트의 거래금액과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 빅히트 상장 이후 개인투자자들은 초반 7거래일(10월 15일~10월 23일)동안 가장 큰 손실을 본 것으로 분석됐다. 이 기간에 개인은 188만주 넘게 순매수했고 금액으로도 4600억원을 투입했다. 평균 매입단가는 주당 17만7000원에서 29만8000원선이었다.

조선비즈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코스피에 상장한 첫날인 10월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빅히트의 상장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일인 10월 15일부터 11월 13일까지 22거래일 중 빅히트 매수의 평균단가가 17만원 이상이었던 날은 상장 후 10월 23일까지 7거래일이다. 현재 16만원대에 머물고 있는 빅히트를 17만원대 이상 가격으로 매수한 것이다.

이 기간 중 개인은 빅히트를 188만800주 순매수했다. 금액으로는 4637억400만원어치다. 이 기간 전체 유가증권시장 개인 순매수 종목 중 가장 많은 금액이다.

거래일별로 평균 매수가격을 보면 상장일(10월 15일)에는 주당 29만8300원에 매수해 매수가격이 가장 높았다. 지난 13일 종가(16만원)와 비교하면 13만8300원(46.3%)의 손실을 본 셈이다. 이날 개인투자자는 81만8000주, 금액으로는 2435억3400만원을 순매수했다. 단순계산하면 지금까지 한 달 동안 보유했을 경우 손실액만 1131억2940만원(13일 종가 기준)에 달한다.

거래 이틀째인 10월 16일에도 평균 21만5800원에 빅히트를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월 19일(19만4900원), 10월 20일(18만2900원), 10월 21일(18만1300원), 10월 22일(18만1100원), 10월 23일(17만7600원)에도 17만원대 후반에서 19만원대에 빅히트를 매수했다. 모두 지난 13일 주가(종가 16만원)보다 1만원 이상 높은 가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분위기에 휩쓸려 개인들이 묻지마 투자로 빅히트를 매수했는데 주가가 기대만큼 오르지 않고 있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광풍에 가까웠던 공모주에 대한 투자 열기가 빅히트 이후 조금 사그라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SK바이오팜 등 신규 상장한 공모주들이 상장 이후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공모주 열풍이 불었고, 이 때문에 현재 개인에게 20%를 배정해주는 공모주 물량을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빅히트가 신규 상장 이후 하락하자 개인투자자들이 묻지마 공모주 투자를 지양하고 기업가치를 꼼꼼히 따져본 후에 투자를 결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해용 기자(jh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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