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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한 권으로 읽는 쇄미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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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 감정들·윤리의 미래 "좋은 삶"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 한 권으로 읽는 쇄미록 = 오희문 지음. 신병주 해설.

이순신의 '난중일기', 류성룡의 '징비록'과 함께 임진왜란의 3대 기록물로 꼽히는 '쇄미록'을 한 권으로 엮어 해설한 책이다.

'쇄미록'은 16세기 조선 양반 오희문이 임진왜란 시기를 전후해 9년 3개월 동안 전라도와 충청도, 강원도로 피란을 다니며 쓴 일기다. 현존하는 필사본은 7책, 1천670쪽, 51만9천973자로 이루어져 있다.

저자는 전쟁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생존이 가장 중요했던 전란 시기인 점을 반영하듯 평소라면 적지 않았을 먹을거리 등 일상의 소소한 기록들을 통해 당시 조선의 일상사와 생활사를 엿볼 수 있다.

책은 원문의 흐름을 따르되 반복하는 이야기를 줄이고 중요한 내용을 중심으로 압축했다. 이야기 흐름에 맞춰 소제목을 추가해 독자들에게 재미있는 역사 소설을 읽는 느낌을 제공한다.

사회평론아카데미. 464쪽. 1만5천800원.

연합뉴스


▲ 정의의 감정들 = 김지수 지음. 김대홍 옮김.

조선시대는 노비제와 유교 문화 때문에 경직된 사회로 그려진다. 그러나 미국 조지워싱턴대 역사학과 교수이자 같은 대학 한국학연구소장인 저자는 남성에게 종속된 조선시대 여성이라는 관념에 의문을 제기한다.

저자는 20세기 이전 조선시대 여성들이 법적 주체로 인식됐고, 남성에 비해 열등하지 않은 권리능력을 행사했다며, 노비에서 양반까지 여성의 소원(訴寃·억울함을 관에 하소연함) 기록 600여 건을 독해해 분석한 결과를 풀어놓는다.

조선시대 소원제도는 초기에는 개인적으로 억울하다는 내용이 많았지만, 16세기에 이르면 친자관계, 부인이나 첩의 지위, 평민이나 노비의 사회적 신분에 관한 문제로 범위가 넓어졌다고 설명한다.

책은 조선시대 법적 담론과 법적 서사의 핵심은 '억울함'이며, 이를 잘 풀어주는 것이 정의를 확보하는 방법이었다고 강조한다. 평범한 백성이 사법제도에 기대게 한 주된 동기가 바로 '억울함'이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너머북스. 308쪽. 2만원.

연합뉴스



▲ 윤리의 미래 "좋은 삶" = 김인회 지음.

형법학자인 김인회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검찰개혁을 주제로 지난해 출간한 '정의의 미래 - 공정'에 이어 윤리에 대한 자신의 철학적·인문학적 생각을 담은 '미래 3부작'의 두 번째 책이다.

저자는 윤리가 무엇인지, 현대사회에서 윤리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탐구한다. 윤리는 우리의 삶과 떨어질 수 없으며, 고통 없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좋은 윤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책은 윤리가 5가지로 이루어진다고 강조한다.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것, 예의·공손·품의, 존중·공감·신뢰, 개인의 정체성, 영적인 삶 등이다. 윤리의 여러 얼굴과 여러 단계를 봐야 윤리의 성격을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 한국인에게 윤리 친화적인 경험이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산업화와 민주화 성공은 경험은 좋은 삶을 가능하게 만드는 풍부한 원천이다. 이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제안한다.

준평. 390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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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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