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대답은 오직 과학입니다·내가 처음 뇌를 열었을 때
과거를 쫓는 탐정들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쓴 편지에서 언급된 '레슬링을 하는 두 명의 남자' 그림은 그동안 행방이 묘연했다. 그런데 고흐의 진짜 작품인지 논란이 일었던 '들꽃과 장미가 있는 정물'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과정에서 이 그림 아래에 숨어 있음을 알게 된다. 이 과정에서 사용된 '매크로 엑스선 형광분석법'은 잃어버린 그림도 찾아내고, '작자 미상'이던 그림의 원작자도 밝혀냈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학예연구사로 일하는 미술 보존가인 저자는 이처럼 흥미진진한 '미술품 보존과학'과 관련한 이야기들을 풀어놓는다.
저자는 "보존과학에 대해서 전문가뿐만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도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 이유는 미술 복원에 대해서 알게 되면 오늘날 보고 있는 예술 작품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더 깊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책에는 미술복권과 보존과학을 둘러싼 다양한 질문들인 '전시실 조명의 왜 컴컴한지', '미술관은 온도와 습도 조절에 왜 유난히 민감한지', '몇백년 된 그림을 어떻게 아직도 볼 수 있는지' 등등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한다.
생각의힘. 304쪽. 1만7천원.
▲ 나의 대답은 오직 과학입니다 = 닐 디그래스 타이슨 지음. 배지은 옮김.
'칼 세이건의 후계자'로 유명한 천체물리학자 닐 타이슨의 우주와 종교, 철학, 삶에 대한 대답을 모은 책.
1천400만 팔로워의 트위터 계정을 운영하고, 팟캐스트 '스타토크'를 진행하며 대중들과 소통하는 닐 타이슨에게는 매일 수백 개의 메시지와 메일이 도착한다. 각계각층에서 온 메일에는 삶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글에서부터 자신의 과학적 성찰에 대한 의견을 구하는 글, 사후세계를 묻는 글 등 다양한 관심사들이 담겼다.
이런 많은 편지글 가운데 닐 타이슨이 직접 뽑은 101개의 편지글을 답장과 함께 소개한다. 저자는 경험적이고 실증적 연구가 기반이 되는 합리적 추론에 근거해 질문의 사실관계를 정리한 뒤 명쾌하게 답을 제시한다.
책에 담긴 메시지는 비과학적 지식의 오류를 바로잡고 삶의 두려움에서 벗어나게끔 해주는 응원에만 머물지 않는다. 저자는 스스로 생각하는 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로서 신비주의적, 초월적인 인식에서 벗어나고 지금 우리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들에 대한 생각과 행동을 게을리하지 않기를 희망한다.
반니. 332쪽. 1만6천900원.
▲ 내가 처음 뇌를 열었을 때 = 라훌 잔디얼 지음. 이한이 옮김.
신경외과 의사인 저자가 처음 뇌 수술을 집도했던 수술실에서부터 현대 신경과학의 성취가 이뤄지는 연구실까지 독자들을 이끈다. 저자는 이 책을 쓰고 싶었던 이유로 "사람들이 절대 내 수술대 위에 올라오는 일이 없도록 돕고, 인지능력을 최고로 끌어 올려 더 만족스럽고 행복한 삶을 사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그러나 어려운 학술 용어나 이론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대신 저자가 실제로 만난 환자들의 이야기를 씨줄로, 일상생활에 유용한 최신 뇌과학 정보와 두뇌 건강 관리법을 날줄로 엮었다. 그 이야기들 사이사이에 기억력과 언어, 창의력, 노화, 수면, 학습, 꿈, 치매 등 뇌와 관련한 정보를 담았다.
윌북. 296쪽. 1만5천800원.
▲ 과거를 쫓는 탐정들 = 로라 스캔디피오 지음. 류지이 옮김.
과학이 어떻게 고고학의 수수께끼를 풀었는지 알려주는 책.
저자는 역사와 인간에 대한 기존 지식을 뒤엎은 고고학 발굴 현장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주차장 밑에서 발굴한 중세 왕 리처드 3세의 무덤, 알프스에서 꽁꽁 언 채로 발견된 선사시대 미라 '외치' 등 최근에 이뤄진 고고학 발굴 사례들이 역사에 대한 지식을 어떻게 발전시켰는지 설명한다.
아울러 DNA 염기 분석, 법의학, 수중 음향 탐지기 등 고고학 현장에서 펼쳐지는 과학의 활약상도 전한다.
창비. 172쪽. 1만2천800원.
justdu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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