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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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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협회, 보건의료발전협의체 참여 거부… "보건복지부, 일방적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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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의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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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의협)가 11일 보건복지부가 기존의 ‘코로나19 대응 의약단체 실무협의체’를 ‘보건의료발전협의체’로 명칭 및 구성, 논의안 등을 변경한 것과 관련해 강한 유감을 표하고 협의체 참여 거부 의사를 밝혔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1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회의장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복지부의 일방적인 보건의료발전협의체 구성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밝히며 참여를 거부함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코로나19 대응 의약단체 실무협의체'는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의협을 포함한 6개 의약단체가 겪는 어려움을 정부가 청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올해 초부터 운영돼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코로나19 위협이 여전한 가운데 이 협의체의 명칭을 갑자기 변경해 보건의료 전반을 다루는 기구로 바꾸겠다는 저의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소리높였다.

최 회장은 "지역 의료격차 등 보건의료 체제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 9월 4일 의정합의에서 의료계와 정부가 논의하기로 한 것인데도 타 의약단체를 포함하는 별도의 협의체를 또 구성하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정부는 공공의료 강화라는 명분을 내세워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등 정책을 단 한 번도 의협과 공식적 논의 없이 날치기로 추진하더니, 이번에는 직접적 당사자가 아닌 다른 의약단체들을 함께 포함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일대일 논의구조를 회피하고 정부가 가진 권한과 영향력을 통해 각 단체를 움직임으로써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기 위한 협잡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아래는 관련 입장 전문.

대한의사협회는 보건복지부의 일방적인 보건의료발전협의체 구성에 대하여 깊은 유감의 뜻을 밝히며 참여를 거부한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8월 1일, 정부의 일방적이고 졸속적인 4대악 의료정책 추진에 대하여 대정부 요구사항을 발표하면서 그 첫번째로 의대정원 확대 계획 철회와 함께 향후 보건의료 발전을 위한 계획 수립과 전공과목, 지역, 종별 의료 불균형 해소 및 미래의 적정 의사 수 산출 등을 논의할 대한의사협회-보건복지부 공동의 ‘보건의료발전계획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바 있다.

이에 8월 5일 보건복지부는 의협과 소통과 협력을 위한 ‘보건의료발전협의체’를 구성해 지역의료 개선, 의료전달체계 정립, 보건의료발전계획 수립 등의 주요 과제에 대해 논의할 것을 역제안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보건복지부는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등의 정책추진에 대해서는 중단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고 이후 의료계와 정부 사이의 갈등은 심화되었으며 결국 전국의사총파업이 결행되었다.

9월 4일, 대한의사협회는 보건복지부와 의정합의를 통해 4대악 의료정책 및 각종 현안에 대하여 의정협의체를 구성하여 논의하기로 결정하였다. 이 합의에는 8월초 우리협회가 제안한 ‘보건의료발전계획협의체’ 및 보건복지부가 역제안했던 ‘보건의료발전협의체’에서 논의해야 할 주제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그간 9·4 의정합의의 이행에 있어 소극적이고 미온적으로 대응해 온 정부가 최근, 엉뚱하게도 ‘코로나19 대응 의약단체 실무협의체’를 ‘보건의료발전협의체’로 협의체 이름을 변경하고 논의 주제 역시 코로나19 대응실무에서 보건의료정책 전반으로 확대할 것을 일방적으로 결정하여 통보했다.

‘코로나19 대응 의약단체 실무협의체’는 명칭 그대로 코로나19 감염병 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대한의사협회를 포함한 6개 의약단체가 실무적으로 겪는 어려움에 대하여 정부가 고충을 청취하고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올해 초부터 운영되어 왔다. 정부의 보건의료정책관이 코로나 감염확산 상황에 대하여 보고하고 각 단체가 돌아가며 현장의 상황을 전하고 정부에 요청하거나 질의하는 방식으로 15회 진행되었다.

그런데 10월 27일 진행된 제16차 회의에서 돌연 보건복지부는 회의 명칭이 변경된 회의자료를 나누어주며 실무협의체의 성격을 전환하여 지역의료 격차 및 공공의료 부족 등 한국 보건의료체계의 문제점과 보건의료 전반 현안을 논의하는 ‘보건의료발전협의체’로 확대,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위기가 종료된 것도 아니고 여전히 현장에서 보건의료인들의 노고와 소진이 심한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하향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소규모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으며 세계적으로는 다시 확진자 수가 폭증하고 있다. 이와 같이 코로나19의 위협이 여전한 가운데 보건의약단체와 실무협의를 위한 협의체를 갑자기 명칭을 변경하여 보건의료 전반을 다루는 기구로 바꾸겠다는 저의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앞서 밝혔듯이 지역 간 의료격차 등 우리 보건의료체제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이미 9·4 의정합의에서 의료계와 정부가 논의하기로 결정한 것인데도 타 의약단체들을 포함하는 별도의 협의체를 또 구성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더군다나 이러한 협의체를 구성하면서 당사자인 의약단체들과 사전협의 없이 기존에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만들어진 협의체의 용도를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것도 상식적이지 않다.

결국 공공의료 강화라는 명분을 내세워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등의 정책을 단 한 번도 대한의사협회와 공식적인 논의 없이 날치기로 추진했던 정부가, 이번에는 직접적인 당사자가 아닌 다른 의약단체들을 함께 포함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대한의사협회와의 일대일 논의구조를 회피하고 정부가 가진 권한과 영향력을 통해 각 단체를 움직임으로써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기 위한 협잡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것이다.

이는 전문가 단체를 정책추진의 파트너로 존중하지 않고 오로지 통제의 대상으로만 인식하며 마치 제국이 여러 세력을 분할 통치하듯 이이제이(以夷制夷)의 공학적 접근에 치중해온 보건복지부의 퇴행적 행태의 연장선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정말 그렇게도 자신이 없는가. 스스로 만들고 추진하는 정책에 대하여 한번이라도 당당하게 의사들과 논박해볼 수는 없는 것인가.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회피하고 변태적인 구조를 만들어 정해놓은 방향으로 결론을 몰아가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는 말인가. 도대체 보건복지부는 정책을 하자는 것인가, 정치를 하자는 것인가.

손을 맞잡고 머리를 모아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좋은 보건의료제도를 위해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국에 이런 뻔한 협잡을 기획하면서 기막힌 묘수를 생각해냈다며 손뼉치고 기뻐했을 보건복지부의 모습을 생각하면 이 나라의 국민으로서 실망스럽고 또 실망스러울 뿐이다.

대한의사협회는 보건복지부의 일방적인 보건의료발전협의체 구성에 대하여 깊은 유감의 뜻을 밝히며 참여를 거부함을 분명히 밝힌다. 대한의사협회가 참여하지 않는 보건의료발전협의체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존중이 상실된 이런 방식을 통해 훼손된 상호간의 신뢰 속에서 과연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그것이 불러올 결과가 무엇일지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깊이 고민하기 바란다.

장윤서 기자(pand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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