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집 '외로워도 외롭지 않다' 출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서정시인 중 한 명인 정호승(70)은 팬데믹으로 고통받는 현 상황을 극복할 키워드로 '인내'를 제시했다.
정호승은 10일 중구 정동 한 카페에서 열린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인간은 인내의 힘을 다 지니고 있기에 참고 기다려야 한다"면서 "희망을 품고 기다려야 한다. 그 희망은 절망과 고통 속에서 뿌리내리고 자라나는 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코로나 시대는 인내가 필요하다"면서 "참고 인내하지 못하면 살아갈 수 없다. 우리가 살아가는 힘은 견디고 참는 힘"이라고 덧붙였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로는 '외로움'을 꼽았다.
정호승은 "외로움의 문제가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면서 "인간은 본질적으로 외로운 존재다. 우리는 본질적으로 인간이 외롭게 태어나고 외롭게 죽어가는 존재라는 걸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시집 제목인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를 자신의 묘비 표지석에 담을 생각이라고도 했다.
이번 산문집은 '고희'를 기념해 인생을 정리하는 의미로 출간하게 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시력(詩歷) 48년 동안 쓴 1천여 편의 시 가운데 60편을 엄선하고 각 시와 관련된 사연들을 이야기로 풀어냈다. 경험을 바탕으로 한 구체적 서사가 없는 시는 배제했다고 한다.
신간 '외로워도 외롭지 않다' 간담회 |
정호승은 스스로 위안을 받는 시 작품으로 '산산조각'을 들었다.
"지금 이 순간을 열심히 살라고 불가에서는 항상 말합니다. 저의 시적 상상 속 부처님이 저를 부르더니 제 머리를 한 대 쥐어박으며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것 아니냐.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가면 되지 않느냐'라고 말씀하셨죠. 그 말씀이 제 가슴에 와 박혀서 '산산조각'이란 시를 쓰게 됐죠. 저도 이 마지막 4행을 가슴에 품고 오늘을 살아가고 있어요."
그는 이번 산문집과 비슷한 분량의 원고가 더 남아있다며 추가로 산문집을 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50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난 정호승은 경희대 국어국문학과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했다. 197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와 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슬픔이 기쁨에게', '서울의 예수',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등을 펴냈다.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편운문학상, 상화시인상, 공초문학상 등을 받았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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