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이 코로나19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를 포함 세계 제약사들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실제 상용화 이후 유통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백신마다 유통시 적정온도가 다른데 화이자 백신의 경우 영하 70도의 온도를 유지해야 할 정도로 보관이 까다롭다. 국내의 경우 독감 백신 콜드체인(저온 유통 체계)의 평균 온도가 5도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국내 백신 콜드체인은 무용지물이다. 특히 올해 국내서 독감 백신 유통 과정에서 ‘상온 노출’ 논란으로 콜드체인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도 나왔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10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플랫폼뿐만 아니라 다른 플랫폼을 가지고 (코로나19)백신을 개발 중인 기업들의 (백신도)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9일(현지 시각) 샘 파젤리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 제약 전문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후보는 보관·운송 과정에서 영하 70도 정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화이자와 함께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는 모더나의 백신도 영하 20도를 유지해야 한다. 화이자 백신은 해당 온도에서 5일, 모더나 백신은 7일정도 보관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동시에 공급망 구축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 번에 백신 1000~5000도즈(1회 접종분)를 최장 10일간 보관할 수 있는 여행 가방 크기의 특수 용기를 개발했다. 이 용기에 들어 있는 드라이아이스가 저온 유지를 돕고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위치 추적도 가능하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세계 모든 사람이 코로나19 백신을 맞기 위해서는 보잉의 가장 큰 기종인 보잉747 8000대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현재 국내의 독감백신 수송·보관 온도를 고려하면 국내서 화이자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유통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독감 백신은 제조업체에서 보건소나 병원으로 배송될 때 반드시 콜드체인을 유지해야 하며 허용되는 온도 범위는 통상 섭씨 2도에서 8도 사이로, 평균 5도다.
권 부본부장은 "독감 백신 사태를 겪으면서 콜드체인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코로나19 백신 계약 논의 과정에서 기업과 이런 부문에 대해)대화하고, 실제 접종이 이뤄지는 것을 고려해 분야별로 점검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교한 시뮬레이션, 여러차례 반복적인 교육 훈련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화이자의 낭보는 객관적으로 좋은 상황이기는 하지만, 실제 이상 반응 모니터링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양혁 기자(presen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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